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판 등 스마트폰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열 소재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이 갈수록 얇아지고 성능이 높아지면서 방열 관련 시장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 발열은 부품 수명 단축, 성능 저하 등 기계적 문제뿐 아니라 저온화상과 같은 안전 문제와도 연결된다. 고화질 동영상, 3차원(3D) 그래픽 게임 등 발열을 일으키는 고성능 콘텐츠가 늘면서 소비자 제품 선택 핵심 요소로도 관심이 커졌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는 삼성전기 ‘카파 블록(copper block)’ 기술을 적용했다. AP가 실장된 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 층 사이에 열 전도성이 높은 구리 소재 블록을 설치해 열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카파 블록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인쇄회로기판(PCB)에서 많이 쓰인다. 크기가 작은 AP용 FCCSP에도 방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갤럭시S6는 전작 갤럭시S5보다 AP성능을 높였고 일체형 배터리에 두께도 6.8㎜로 1.3㎜ 더 얇아져 방열 성능이 강화됐다. 메탈 케이스 소재인 알루미늄도 기존 플라스틱보다 열전도성이 높아 열 배출에 소폭 기여한다.
방열 기능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소재부품 업체가 수혜를 보고 있다.
SKC코오롱PI는 방열시트용 폴리이미드(PI)필름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잡았다. 지난 1분기 매출 398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방열 소재 수요가 늘면서 중국 등 해외 매출도 증가세다.
PI필름은 구리, 알루미늄보다 열전도율이 각 2~4배, 3~7배 높다. 연성회로기판(FPCB) 원소재로 주로 쓰였으나 최근 방열시트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CNT) 관련 사업을 하는 상보도 방열 성능 개선용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T를 활용해 구리 소재 방열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PI필름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부자재 전문업체 서원인텍도 그라파이트(흑연) 시트를 이용한 필름으로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합한 방열 소재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발열과 방열 관련 이슈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전, 조명,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등 넓은 산업군에서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며 “수익성도 좋은 편으로 방열 소재와 기술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