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띠면서 증권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내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KDB대우증권은 그동안의 실적 개선 노력에 업황 호조 효과까지 더해져 올해 1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높아진 실적과 KDB산업은행이 주 채권자로 있는 금호산업의 본입찰 유찰이 더해져 KDB대우증권의 매각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KDB대우증권은 29일 올해 1분기 순영업수익이 302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80억원보다 16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425억원과 11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의 613억원과 460억원보다 신장됐다. 비율로는 각각 232%와 241%에 달한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당기순이익을 최대 900억원대로 예상해왔다.
이처럼 KDB대우증권의 수익이 급격히 상승한데는 브로커리지, 웰스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 뱅킹, 세일즈 & 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골고루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약정점유율이 상승하고 콘텐츠와 연금마케팅 강화로 인해 전년 553억원보다 227억원 증가한 780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웰스매니지먼트 부문도 파생결합상품 판매와 신탁 잔고 등이 증가해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KDB대우증권은 웰스매니지먼트 부문의 금융상품판매 관련 총 잔고가 3월말 기준으로 5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웰스매니지먼트 부문의 수익은 전년 1분기 237억원보다 51억원 증가한 288억원에 달했다.
유가증권운용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1분기에 세일즈 & 트레이딩 부문에서 494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올 1분기에는 1345억원을 기록하며 9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KDB대우증권의 관계자는 “시중금리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채권운용손익을 제고한 것이 주요했다”며 “이런 와중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가도 한 몫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인베스트먼트 뱅킹 부문에서도 수익이 소폭 증가됐다. 그동안 KDB대우증권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설립, 인수금융 여신, 항공기 금융 등 신규 수익원 창출에 전념해왔다. 그리고 그간의 결과들이 모여 전년 1분기의 118억원 대비 10억원 증가한 128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KDB대우증권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를 발표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KDB대우증권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인환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KDB대우증권은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고 지점 축소 규모가 적어 거래대금 확대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을 종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국내 증권사들은 따른 비용절감 압박에 대응해 국내 지점수를 대폭 감축했다. 2014년 말 지점수가 1246개로 2011년 말 1772개 대비 29.7% 감소됐다.
반면 KDB대우증권은 2011년 말 108개에서 2014년 말에는 101개로 지점 축소를 거의 하지 않았다. 따라서 증시 활황에 따른 수탁수수료와 이자수익 확대 규모가 타사대비 크다는 것이 차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KDB대우증권의 매각이 가시화되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아지는 주가에 실적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KDB대우증권의 자산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금호산업 본입찰 유찰도 KDB대우증권의 M&A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산은지주가 연내 KDB대우증권 매각 의지를 표명했지만 금호산업 본 입찰이 유찰되면서 KDB대우증권의 매각 일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본격적인 M&A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의 실적은
자료 : KDB대우증권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