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사태, 기관도 개인을 우롱?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최근 가짜 백수오 사태로 인해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주요 기관이 물량 떨구기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얘기가 나오며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증권사들은 물량 떨구기가 아닌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통해 투자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지난 22일 내츄럴앤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가는 연일 급락해오다 28일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2~3일 정도 하락하면 하루는 반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관의 움직임이다. 30일 한국거래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관은 27일 1만4257주를 순매수했다. 매수량은 2만657주였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기관의 움직임에 힘을 더하며 4만6616주를 순매수했다.

대표적으로 크레딧스위스(CS)증권은 이날 하루에만 4만6543주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2만6110주와 1만6288주를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도이치증권과 IBK투자증권, JP모간 등도 2000주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27일 주가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7900원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지만 다음날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흐름에 동참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28일 주가가 전일 대비 3.85% 상승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가 순매도로만 무려 78만8811주를 팔아 치운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도 28만6365주를 팔았다. 이날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거래량만 104만4839주였다. 즉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의 대부분을 개인이 받아준 셈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28일에만 13만주 이상을, IBK투자증권도 9000주 이상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다음날인 29일부터 30일까지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연일 가격제한폭인 15% 가량 하락했다. 결국 손실은 개인 투자자들이 떠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투자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기관의 물량 떨구기라고 언급했다.

한 전문 투자자는 “3거래일 연속 하한가라는 것은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의미”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관들이 주가를 살짝 들어 올린 이후 투자자들이 모이자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8일에만 1600만 건의 거래가 일어났다. 백수오 사태 이전에 평소 몇 십만 건의 거래가 일어나다 28일 하루에만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생한 것이다.

또 다른 전문 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들어오자 주가를 반복적으로 올렸다 내리며 거래량을 늘리면서 기관 투자자가 수익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의 관계자는 “매수와 매도 물량이 창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며 “정확한 경위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얘기했다.

또 IBK투자증권 관계자도 “확인해본 결과 전체 매매 물량이 IBK투자증권을 이용한 개인 투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내츄럴엔도텍 사태, 기관도 개인을 우롱?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