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리며 정유업계 부진 탈출 신호탄을 쏘아올린 에쓰오일이 대규모 투자로 지속적 성장 근력을 높인다. 본원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아직 시황에 물음표가 붙지만 선제 투자로 톡톡히 효과를 거둔 과거 사례를 이번에도 재현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에쓰오일은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신규 투자에 들어간다. 정제 설비 고도화 비율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래성장동력으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Residue Upgrading Complex)와 함께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하류부문으로 진출하기 위해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Olefin Downstream Complex)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에쓰오일은 과거 업계 최초 파라자일렌(PX)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2012년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 8319억원을 달성하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3년에 걸쳐 5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투입한다. 현재 건설 준비단계인 실시 설계에 있다. 최신 정유기술을 적용한 중질유 분해시설과 이로부터 생산되는 원료 원가를 낮추고 이를 활용하는 올레핀 하류부문 설비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레핀은 나프타를 분해해 얻어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제품을 말한다.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알코올 등 다양한 화학제품 기초 원료가 된다.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값싼 잔사유로 고가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를 생산한다. 정유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올레핀 다운스트림 사업 진출로 석유화학사업 경쟁력도 높아진다.
수요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질유 제품을 고부가가치 가솔린과 올레핀 기초 유분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시설도 추가 확보한다. 올레핀 하류 부문 진출로 사업이 다각화돼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이에 앞서 핵심사업 운영비 절감과 효율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을 키워 수익성을 올릴 목적으로 울산공장 시설 개선사업에 나섰다. 지난 2월 시작해 2017년 5월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총투자비 2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여기서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ULSD) 생산을 늘린다. 석유화학공정 시설 개선으로 신규 설비투자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생산능력을 높이고 원료 유연성과 열효율을 확대하는 설비 개선도 추진한다. 제품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유 탈황시설은 종전보다 훨씬 중질 고유황 경유를 처리해 초저유황 경유를 생산하면서 처리량을 약 10% 늘리는 시설 개조를 한다.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생산하는 초경질원유 정제시설 효율성을 높이고, 파라자일렌과 벤젠 생산시설을 개조해 운영비를 줄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벙커-C 등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줄어드는 반면에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는 약 10% 증가한다. 파라자일렌은 5%, 벤젠은 8% 이상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8년 1000억원 연간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뉴스해설/R&D역량 강화를 위한 TS&D센터도 건립
경쟁사에 앞서 선제적 투자로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해 온 에쓰오일은 세계적 경제 침체 파고를 기술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팔을 걷었다. 신규 R&D 투자 프로젝트도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올레핀 하류부문 사업은 시장지향적 사업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고객맞춤형 서비스 활동과 시장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센터를 설립해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석유화학사업 성공에 필수적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전사적 노력을 쏟는다. 지난해 2월 서울시와 연구개발 중심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통해 2만9099㎡ 규모 연구소 부지를 확보해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에 들어갔다.
TS&D는 올레핀 하류부문 시설에서 생산될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개발, 핵심기술 연구개발과 석유화학 제품 관련 고객지원 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
기존 온산 기술연구소에서 수행해 오던 석유제품·공정 연구와 사내 및 고객 기술지원 등 석유제품 TS&D 기능을 마곡 TS&D센터에 통합·강화해 기존 석유정제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