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70곳 올해 운영비 "못받는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5년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운영 등급별

창업보육을 하는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70곳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정부로부터 사업 운영비를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12곳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하등급 C등급을 받아 퇴출 직전까지 내몰렸다. 내년에 한번만 더 C등급을 받으면 퇴출된다.

5일 중기청에 따르면 ‘2015년 창업보육센터 BI 평가(2014년 운영 기준)’ 결과 전체 281개 BI 중 70곳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등급별로는 55개 BI가 가장 우수한 성적인 S등급을 받았다. A등급과 B등급은 각각 74개, 55개로 나타났다.

사업 성과가 부실하고 사업 시행 의지도 약한 C등급 BI도 70곳이나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14개, 대구경북 10개, 서울 8개, 광주전남 7개, 부산울산 5개, 대전·강원·충북·경남·전북 각 4개, 제주 1개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C등급을 받은 BI도 12곳이나 됐다. 이들 기관은 퇴출 대상 1호다. 내년에도 C등급을 한 차례 더 받으면 BI를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중기청은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등급별 사업 예산을 차별 지원할 방침이다.

S등급이 6400만원으로 가장 많다. A등급 5400만원, B등급 4400만원으로 등급당 1000만원씩 차이 난다. 등급(C등급 제외)별 예산은 지난해보다 각 400만원씩 늘었다.

중기청은 올해 성과가 비교적 우수한 등급은 예산을 늘렸으나,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은 올해부터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는 지난해 지원 기조와 크게 다른 것이다.

중기청은 지난해 평가에서 C등급(69개)을 받았다 하더라도 종합평가점수가 40점 이상인 BI 42곳에 대해서는 일부 예산을 지원했다. 예산을 받지 못한 BI는 C등급 중에서 40점 미만인 27곳뿐이었다.

올해 C등급 BI에 대한 지원금 전면 중단은 사실상 구조조정 첫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중기청이 발표한 ‘기술창업 활성화 세부 추진방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중기청은 운영 결과 성적이 저조한 BI를 2017년까지 구조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최하등급인 C등급을 받은 BI는 퇴출시키되, 개선 여지가 보이는 BI는 운영 성과가 뛰어난 BI에 위탁 운영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중기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I 등급 평가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성과가 우수한 A등급 명단만 차후에 공개한다. 등급을 발표하면 기존 BI 입주 기업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기청의 평가 결과 미공개 방침이 BI 입주 희망 기업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여론도 제기한다. 자칫 퇴출 위기에 몰리거나 등급이 안 좋은 BI에 입주한 기업은 부실한 서비스를 피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BI 퇴출로 다시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중기청 관계자는 “C등급 BI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이유는 경종을 울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BI를 제대로 운영하고자 의지가 없는 BI에 대해서는 스스로 BI 운영권을 반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70곳 올해 운영비 "못받는다"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 70곳 올해 운영비 "못받는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