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장기적 수출 부진이 시작됐던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추격 관점에서 살펴본 한중일 수출경쟁력의 변화’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품목 구성이 기계, 운수장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하다”며 “1990년대 들어 일본 주요 수출품목이 후발 국가 추격을 받으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던 모습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 수출잠재력이 높은 품목에서 한국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했으며 그 영향은 최근 더욱 커지고 있다”며 “향후 주요 수출 품목에서 우리나라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에서 중국의 수출잠재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중국의 추격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격해 가는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후발국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창의적 역량을 개발·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환경 급변으로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도 빠르게 변화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 탄력적·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