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불공정 외국 ICT기업 제재 이어 간다…다음은 구글·애플?

공정거래위원회가 외국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불공정 행위 제재를 이어간다. 퀄컴, 오라클에 이어 연내 추가로 2개 내외 기업을 제재할 전망이다. 공정위 칼끝이 ICT 업계 최대 현안인 모바일 운용체계(OS) 시장을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공정위 관계자는 “ICT 특별 전담팀이 총 3~4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외국계 ICT 기업 불공정 행위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발족한 공정위 ICT 전담팀은 퀄컴, 오라클 불공정 행위 조사 착수를 최근 공식화 했다. 두 기업을 포함해 최대 4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추가로 2개 내외 기업 제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오라클 건을 마무리 짓는 6~7월부터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조사 대상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 외국계 ICT 기업 가운데 특허 등을 무기로 부당 이득을 취한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업무계획에서 “표준필수특허로 형성된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거나, 실시권자로부터 표준특허와 무관한 부분까지 포함해 부당하게 높은 로열티를 받는 등 글로벌 독과점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퀄컴과 오라클 사례를 고려했을 때 ICT 전담팀 시선은 ‘고질적 불공정 행위’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한 문제보다는 비교적 장기간 불공정 행위로 국내 기업·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최대 관심사는 공정위 조사 대상에 구글, 애플이 포함되는지 여부다. 연초 ICT 전담팀 구성 계획을 밝혔을 때 업계는 공정위 초점이 구글과 애플에 맞춰진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 99.5%를 차지한 두 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오랜 기간 끊임없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최근 ICT 전담팀 인원을 총 9명으로 확충했다. 초기에는 팀장을 맡은 신영선 사무처장과 2명의 조사관만 있었지만, 관련 국·과장과 실무자가 전담팀에 추가 투입됐다.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주요 ICT 불공정 행위가 발견됐을 때 전담팀이 주도하고 관련 과에서 추가 지원하는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