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이 벼랑 끝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와 해외생산시설 확보 등 본질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도한 중국 의존에 따른 한계를 깨야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수익성 악화 등 대외 환경변화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6일 내놓은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한 석유화학산업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자급률 상승과 중동 등 후발국 추격, 북미 셰일가스 기반 화학제품 아시아 유입 임박 등 각종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양적 성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구조 개선에 나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석유화학산업은 지난해 에틸렌 환산 생산능력 850만톤으로 세계 4위 수준을 지켰다. 생산량 55.1%를 수출한 효자 수출산업이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 변화로 실적은 극히 부진하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요 부진과 자급률 상승에다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등 구조적 요인과 경기 순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경제성장 둔화와 자급률 상승으로 중국 석유화학 수입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며 우리 석유화학기업은 성장세마저 꺾인 상황이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나 자급률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볼 때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는 이미 본격화됐고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양적 성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구조조정과 질적 고도화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해법으로는 우리기업 간 M&A를 통한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 확보, 업체 수 감축을 통한 과당경쟁 해소 등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이 제시됐다. 원산지(중동, 북미 등)에 진출해 현지생산을 확대하되 우리나라에선 모체 공장만 남기는 대신 고부가가치 특화(specialty) 부문 R&D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주문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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