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스플레이 장비업계에 중국발 특수가 터졌다. 5월 초순까지만 따져도 사상 최대다. 지난해 차례로 연기됐던 대규모 프로젝트가 올해 들어 재기되면서 장비 구매 발주로 이어졌다. 1, 2월보다 3, 4월 발주량이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월 주문 수가 100건을 넘어섰다. BOE, CSOT, 티안마 중국 3대 디스플레이 공룡업체가 신규 투자를 이끌고 있어 당분간 발주 물량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상 신규 투자는 향후 1~2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만 바라보던 장비 업계는 대목을 맞아 분주하다. 올해 수주한 물량은 대부분 디스플레이 장비 경쟁상대인 일본 기업을 제치고 수주한 것도 고무적이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현지 서비스도 일본 기업을 월등히 앞섰다는 평가다.
모처럼 맞은 특수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신규 투자가 일단락되는 2년 후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마지막 호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이 장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수년 내에 자국산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 중국 장비 기술력이 크게 뒤지지만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고 중국 정부가 버티고 있어 우리 기업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올해 발주된 장비는 중국 기업 요구에 맞춰 제작해 향후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 등 추가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특수가 사라지는 2년 후를 대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개별 기업이 대응할 수준이 아니다. 대규모 수요는 여전히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다음 단계 투자를 예상해 공동 연구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앞으로 경쟁상대는 중국 장비 기업이다. 중국 업체가 국산화하기 어려운 장비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지속적인 수익성 확대를 위해 표준화 작업도 나서야 한다. 선택과 집중은 이럴 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