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메탈 케이스·엣지 커버유리….’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무기다. 동시에 베트남 공장에서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는 부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갤럭시S5 출시 이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비중을 낮추기 위해 외주 생산 비중을 높인다는 분석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피처폰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은 중국 전자제품 제조 전문기업(EMS)에 외주 생산을 맡기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비야디(BYD) 등 중국 EMS 업체에 외주 생산을 의뢰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통상 기업은 자사 제품이 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제조 부문부터 줄이기 시작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 고정비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영미권 기업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해법은 정반대다. 제조 부문을 강화해 스마트폰 시장을 정면 돌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를 생산하기 위해 베트남 공장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자체 컴퓨터정밀제어(CNC) 가공 장비를 1만대 이상 깔았다. 고화소 카메라모듈과 렌즈모듈은 이미 2~3년 전부터 베트남 공장에서 직접 만든다.
얼마 전에는 추가 투자를 단행해 곡면 커버유리도 베트남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다. 100년 동안 유리를 취급한 코닝조차 곡면 커버유리 생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럭시S6는 몰라도 갤럭시S6 엣지는 아직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어떤 회사도 만들 수 없는 제품이다. 단 하루면 모든 제품을 베껴내는 중국 샨자이 업체조차 아직 갤럭시S6 엣지는 만들지 못한다. 삼성전자 제조 기술과 뚝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덕분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S6보다 갤럭시S6 엣지 시장 반응이 더 좋아 생산 비중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체 제작한 소재·부품 비중을 높여 놓은 덕분에 생산 전략을 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시도하는 제조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어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꽃피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