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성장기에 접어든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 투자자(LP)와 PEF 운용사(GP)간의 평판 시스템이 구축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한국재무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국내 프라이빗 에퀴티(PE) 산업의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지난 10년간 양적으로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위해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하고 정부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빗 에퀴티란 투자자로부터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새로 창업한 회사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의 주식을 대량 인수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의 펀드다.
국내 PEF 시장은 2004년 12월 경 제도 도입 이후 지난 10년간 총 출자약정액이 52조원에 달하고 등록된 PEF만 227개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더욱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PEF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규모에 비해 PEF의 질적 수준이 해외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자금모집, 투자, 가치제고, 회수라는 일련의 사이클을 경험한 GP가 극소수인 데다 상당수의 GP가 경험 미숙과 위험회피로 인해 옵션 투자와 재무적 투자 등 소극적인 운용 전략을 택한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즉 PEF가 구조조정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LP의 구성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해외의 경우 연기금,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대학교와 재단, 고액자산가 등이 골고루 PEF에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는 연기금과 일반 법인, 금융권만이 참여하고 있어 LP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박 연구위원은 “PEF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투자역량 강화와 과도한 위험회피 경향의 완화도 중요하지만 LP와 GP간의 평판시장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며 “LP가 GP를 선정할 때 GP가 낸 수익에 대한 시장의 평판에만 의존하지 말고 LP가 GP를 규율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그는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장외 주식 유통 시장을 정비해야 하고 LP 지분 세컨더리 유통 시장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