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이 오랜 부진을 털고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최근 가동률 상승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였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이하 인천석화)은 지난 1분기 공장 가동률을 67%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서 무려 30%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인천석화 가동률은 지난 2013년 4분기 27%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3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파라자일렌(PX), 컨덴세이트 분해 시설을 준공하면서 가동률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최근까지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업계는 인천석화 가동률 개선을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실적 상승의 가장 확실한 지표로 꼽는다. 인천석화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과 이를 가공한 PX 등 화학제품 생산을 주력사업으로 한다. 원유 정제 이후 나오는 벙커-C유를 다시 정제하는 고도화설비가 없어 그동안 수익성 저하에 시달려왔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는 정제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1차 정제설비만 가동하면 손실이 커진다. 고도화설비로 값싼 벙커-C를 2차 정제해 손실을 만회한다. 인천석화는 그동안 1차 정제시설만 갖고 있어 수익성이 줄곧 악화돼 왔다. 이 때문에 시황이 좋지 않을 때는 공장가동률을 인위적으로라도 낮게 유지해 손실을 줄이는 데 급급했다.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을 깎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석유사업에서 약 6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인천석화 손실 규모만 15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유가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인천석화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 1분기 적자폭을 크게 줄였고 올해 2·3분기엔 흑자전환까지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인천석화 주원료인 컨덴세이트 프리미엄이 최근 지속 하락하고 있고 풀레인지 납사(FRN)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은 당분간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천석화는 고도화시설이 없어 정제마진이 낮은 시기엔 다른 시설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인천석화 가동률이 상승한 것은 고도화설비 없이도 어느 정도 수익을 맞출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석유사업 전체 이익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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