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1만 REC 이하까지 떨어졌던 거래체결 물량이 4만 REC를 넘어섰으며, REC당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10일 전력거래소와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4월 2차 태양광 REC 현물시장 거래물량이 4만 2436REC, 평균가격은 REC당 9만3986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1차 때 거래물량 8395 REC, 평균가격 8만7039원로 바닥을 찍은 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3월 2차는 2만6311 REC에 8만9627원, 4월 1차는 3만4200 REC와 9만2217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상승세다.
거래물량이 늘고 가격이 오른 것은 태양광 REC 공급이 넉넉한 상황에서 수요처인 발전사가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REC당 9만원 안팎 가격은 발전사 입장에선 이를 구매해 비태양광 이행실적을 메울 수 있을 정도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가 설정한 비태양광 REC 기준가격 5만7000원에서 올해 변동이 크지 않다면, 발전사는 9만원에 태양광 REC를 구매해 비태양광 의무 물량을 채움으로써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비태양광 미이행 과징금은 기준가격대로 REC당 5만7000원인데 반해 9만원에 태양광 REC를 구매해 이를 메우면 발전사는 3만3000원 정도 비용으로 과징금을 피할 수 있다. 미이행과징금을 무는 것보다 태양광 REC를 매입해 비태양광 이행물량을 채우면 REC당 2만4000원 손실이 줄어든다. 올해 의무이행량을 채우기 어려운 발전사가 태양광 REC 현물시장을 찾는 이유다.
태양광 REC 공급은 넉넉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12년 장기 계약시장을 열지 않아 REC를 판매하지 못한 태양광 적체물량이 500㎿ 이상으로 추산된다. 공급과잉 상태다 보니 오는 15일 예정된 상반기 태양광 계약시장 입찰 발표에서 REC 가격이 7만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는 11만4000원이었다.
정부가 태양광 계약시장을 2011년 하반기 개설한 이래 1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계약시장 가격인하가 예상되면서 지난해 발전소를 건설해 태양광 REC를 팔아야하는 사업자는 이익을 늘리기 위해 현물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태양광 REC 현물시장 가격이 9만원 정도라면 과징금 손실을 줄이고 이행실적을 올리기 위해 충분히 매입할 만한 수준”이라며 “최근 공급물량이 많은데도 매입 수요가 많다보니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에너지관리공단이 매월 REC를 발급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발급 받은 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시행으로 대형 발전사가 매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그 의무량을 REC 매입으로 채울 수 있다. 태양광 REC 거래시장은 12년 장기 계약시장과 현물시장으로 나뉜다.
<3~4월 태양광REC 현물시장 거래물량, 평균가격 추이/자료:전력거래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