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산업은 그동안 각종 규제와 높은 금융권의 벽에 가로막혀 있었으나 이제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얻었다.
다음 달부터는 금융실명제 완화를 시작으로 각종 규제의 장벽이 하나 둘씩 무너진다.
IT 부문에서도 국내 핀테크 산업을 크게 가로막았던 액티브엑스(ActiveX)와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사라진다.
앞으로 실명확인은 영상통화로도 가능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생체·사물인식 등의 새로운 인증기법으로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핀테크가 전폭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수반돼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금융권은 이제 발걸음을 분주히 하기 시작한 은행이나 증권사다.
지방은행 역시 핀테크 금융에 발을 맞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핀테크가 오히려 지방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은행에 핀테크는 호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 내부적인 노력만으로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은 어렵다고 전망한다. 이런 점 때문에 은행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각 은행이 핀테크 벤처기업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핀테크 경진대회 등으로 우수한 기술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JB금융그룹 역시 이런 핀테크 시장을 개척하고, 발 빠른 대응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점 방문 없이도 계좌개설이 가능한 다이렉트 뱅킹으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인터넷은행업의 기본이 되는 요소를 가장 먼저 도입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계열 은행에 세이프 터치 인증, 간편 송금 등 핀테크 도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가장 많은 수익을 주는 은행, 가장 편리하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다. 은행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될 것이다. 지금 금융권이 대응해야할 비즈니스 기회가 지난 40년간 해온 것과 게임의 규칙이 전면적으로 달라진다는 의미다.
어떻게 차별화를 해야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을까. 해답은 단순하다.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것 있다. 고객 라이프 사이클에 깊이 관여해 고객의 접근성을 최대로 보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할 때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이미 상당수의 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대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 기업 가치를 성장시켰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핀테크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팅과 투자 양성이 한창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기회가 많아져야 전체적인 핀테크 산업의 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국내로 눈을 다시 돌려보면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몸집은 작다. 하지만 작은 몸집이 되레 빠른 의사결정과 기동력을 기반이라는 장점을 승화시킬 수 있다. 변화의 물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핀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에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가 갑을 관계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십을 이뤄야만 한다. 말 그대로 건강한 핀테크 생태계 조성이다. 더불어 J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이 금융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발전을 거듭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신창무 JB금융지주 전무 acmshin@jbf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