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을 포함한 일부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가격이 11일 IPTV·케이블방송 플랫폼에서 최고 50%(HD 기준) 오른다.
지상파는 급증하는 제작비와 방송광고 매출 하락세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에 유료방송업계는 소비자 가격 저항으로 VoD 수요 이탈이라는 부메랑 효과를 우려했다.
IPTV 3사와 케이블TV 사업자는 11일 KBS·MBC·SBS가 각각 5개씩 지정한 15개 지상파 VoD 가격을 일제히 올린다. 고화질(HD) 콘텐츠는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표준해상도(SD) 콘텐츠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 홀드백(무료전환) 기간은 기존 3주를 유지한다.
지상파 관계자는 “외주제작 등 콘텐츠 제작비용 급증에 따라 불가피하게 VoD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영화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저평가된 방송 콘텐츠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지난해 말부터 VoD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맞섰다. 지상파는 모든 VoD 가격을 올리는 원안에서 한발 물러나 일부 VoD 가격만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해 합의를 이끌었다. 유료방송과 함께 수요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동 마케팅 추진 방안도 제시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가격 인상 이후 초기 수개월 동안 지상파 VoD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상파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VoD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시청자 가격 저항이 당분간 수요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지난 2013년 지상파가 VoD 월정액 상품 가격을 인상한 당시 상당한 VoD 수요가 빠져나갔다”며 “초기 1~2개월 VoD 판매량과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 동반감소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상파가 추진하는 ‘방송 콘텐츠 제값 받기’가 초기 가격저항을 극복하면 중장기적으로 매출 구조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우선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VoD 15편은 폭넓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콘텐츠”라며 “중장기적으로 지상파·유료방송 VoD 수익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푹, 호핀 등 N스크린 플랫폼도 순차적으로 지상파 VoD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한다. 푹은 11일 IPTV·케이블TV와 함께 지상파 VoD 콘텐츠 15편 가격을 1650원(VAT포함)으로 올린다. 호핀은 오는 28일 5개 SBS VoD 콘텐츠 가격을 인상한다.
〃지상파 3사 가격 인상 VoD 콘텐츠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