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산업에 ICT 융합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신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아낀 전기를 되파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에너지자립섬 등 마이크로그리드 모델 적용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세계 각국이 새로운 전력망 구성방법으로 도입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를 알아보겠습니다.
Q:마이크로그리드란 무엇인가요?
A:지능형 전력시스템을 의미하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는 많이 들어보셨지만 아마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는 생소하실 겁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을 위한 스마트그리드입니다.
작은 망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국가 단위가 아닌 지자체나 마을 단위 소규모 지역망에서 전력 생산과 공급, 판매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전력을 자급자족하거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마을을 마이크로그리드 모델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을 자체적으로 전력과 판매가 이뤄지고 전국 단위 대규모 전력망과 별개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독립 전력망이지만 때로는 전력피크 시 지원부대로 나서며 대규모 전력망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도 합니다. 향후에 남는 전력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모아두었다가 전력이 부족한 다른 곳에 파는 수익사업도 가능해 질 것입니다.
Q:마이크로그리드는 왜 필요한가요?
A:전력은 이동거리가 길면 그 힘과 양이 줄어듭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을 생산한 곳에서 소비하는 만큼 장거리 이동에 따른 낭비가 없습니다. 섬과 같은 도서지역에서는 마이크로 그리드가 필수적입니다. 주민수가 많지 않은 도서지역까지 굵은 전선을 까는 것보단 해당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해 자급자족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마이크로그리드는 대형 전선 설치 문제의 대안입니다. 얼마 전 밀양에서는 대형 전선 설치 때문에 한국전력과 밀양주민이 크게 갈등을 겪기도 했었습니다. 이처럼 대형 전선 설치 등 전원 시설에 대한 주민 반감은 세계적인 갈등 요인입니다. 일부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기도 합니다.
해변 등 인적이 드문 곳에 대형 발전소를 건설하고 이를 주거지역까지 끌어오는 지금까지의 전력방식 공급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각국 정부는 친환경 발전소로 지역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분산형 전원 모델로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Q:우리나라에도 마이크로그리드가 있나요?
A:분산형 전원, 친환경에너지타운, 에너지자립섬 모두 마이크로그리드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중 에너지자립섬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국가 전력계통에서 독립된 전력수급체계를 갖춘다는 점에서 가장 정석적인 모델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에너지자립섬은 2012년도부터 운영된 가파도입니다. 지금은 가파도 모델을 더욱 확대해 울릉도를 2017년까지 에너지자립섬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가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한국전력과 지자체, 민간기업이 울릉도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위한 회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올해가 그 작업이 본격화되는 해로 태양광·풍력은 물론 연료전지와 지열발전 등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정부에서는 울릉도 이외에 63개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마이크로그리드 후보군을 선정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이 성공하면 해외 수출 모델로도 키운다는 생각입니다. 세계적으로 도서지역 전력생산 가격이 높아, 미국·유럽 선진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신산업 분야라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울릉도 등 도서지역 전력은 디젤발전기가 담당해 왔었습니다. 마이크로그리드가 추진되면 신재생에너지로 탈바꿈하니 온실가스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도서소개]
◇‘리더들이 꼭 알아야 할 에너지기술’ 차등형 등 지음. 지오북 펴냄.
최근 세계 에너지 기술 동향과 ICT융합 사례들을 정부와 기관, 학계 전문가가 풀어서 설명한 도서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과 보급, 그리고 신 시장이 열리고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에너지신산업 관련 각동 분야별 기술을 알 수 있다. 전력 수요관리와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신산업 전반 이해와 우주 태양광, 핵융합 등 현재 개발 중인 미래 에너지 기술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에너지를 뚝딱뚝딱 해돋이 마을’ 이은주, 곽영미 지음. 숨쉬는책공장 펴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 사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가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 지를 알려준다. 에너지신산업, 마이크로그리드와 같은 정책과 기술적 설명은 없지만 일반인도 태양광 등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너지절감형 주택, 절전형 전원코드, 고효율 전기기기 사용과 다양한 에너지 절약 습관을 접하면서 스마트그리드의 시작인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