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자동차’를 놓고 일대 격전을 펼칠 것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최근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 차량용 운용체계(OS)인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실제로 이를 탑재한 차량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5년 뒤인 2020년이면 거의 4000만대 차량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한다. 카플레이도 비슷한 규모인 3710만대 차량에 적용, 구글과 애플은 차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는 세계적으로 포화 상태에 놓여있다.
반면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는 5년 후 2억2000만대가 전 세계에 출시된다. 이 가운데 8800만대가량이 애플과 구글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게 BI인텔리전스 전망이다.
최근 BI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과 현대차 등 총 40개 이상 신차에 연내 카플레이 탑재가 예정돼 있다. 애플이 먼저 치고 나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내년을 기점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안드로이드 폰과 연계가 본격화되면서다.
카플레이는 운전자들이 아이폰을 연결해 음악과 내비게이션, 문자·통화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기능은 주로 애플 음성명령 서비스인 ‘시리’(Siri)를 통해 이뤄진다. 운전대에 있는 버튼이나 대시보드에 설치된 터치패널을 통해서도 조작 가능하다.
지난 3월 구글 플레이를 통해 일반에 공개돼 현재 미국과 영국, 호주 등지서 사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음성 모드’를 기반으로 구글맵 구동과 음악 선곡, 메일 수·발신, 통화 송·수신 등이 이뤄진다.
안드로이드 폰과 연동된다는 점 때문에 대중성 측면에서 애플을 앞선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현재까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완성차 업체는 아우디를 비롯해 벤틀리, 쉐보레, 크라이슬러, 닷지, 포드, 혼다, 현대, 인피니티, 지프, 기아, 폴크스바겐 등 총 28개사다.
차량용 OS는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것과 달리 훨씬 더 크고 다채로운 부가수익을 창출한다.
두 업체가 주목하는 분야는 광고와 음악·콘텐츠 등 인포테인먼트다.
차량이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탑승자 시선은 일정 시간 전방과 차내에만 묶여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사로 잡느냐에 양사 명암이 갈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