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택시 시장에서 ‘반란’을 예고했다. 올해 1월 출시한 신형 SM5 택시가 월 평균 300대 넘게 팔려나가며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영업·서비스망 확대도 계획해 현대·기아차 일색인 택시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4월까지 ‘SM5 노바’ LPG 차종인 LPLi 모델 택시 누적 판매량이 1336대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SM5 전체 택시 판매량 957대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월 평균 판매량은 지난해 79.7대에서 올해 334대로 네 배 이상 늘었다. 신차 효과를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세다.
SM5 노바는 기존 SM5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지난 1월 출시됐다. 택시용으로 판매하는 LPLi 모델에는 국내 최초로 환형(도넛형) LPG 탱크를 장착했다. 트렁크 공간을 잡아먹던 탱크를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집어넣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이 292ℓ에서 349ℓ로 늘었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최고 출력은 1마력, 최대 토크는 0.1㎏·m 밖에 떨어지지 않아 주행 성능도 잡았다.
출시 첫 달부터 판매가 본격화해 1월 판매량이 273대를 기록했다. 신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2월 309대, 3월 417대로 1분기에만 지난해 판매량을 근소하게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337대가 팔리며 주춤했지만 선전을 이어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4월은 QM3 출고량 증가로 영업 인력이 부족해 택시 판매가 감소한 측면이 크다”며 “신차 우수성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만큼 영업망만 보강되면 판매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 영업 인력은 1000여명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올해 상시 채용으로 영업 인력을 200명 이상 증원한다. 영업망을 보강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서울 성수동에 운영 중인 택시 전용 서비스센터는 판매량 추이에 따라 증설한다.
업계는 국내 택시 시장을 연 4만대가량 추산한다. SM5 돌풍은 아직 미풍인 셈이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이 회사가 택시 시장에서 가장 선전했던 때는 2003년으로 총 6710대를 팔았다.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면 올해 판매량은 연 5000대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당장 택시 시장을 장악할 수준은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성장세”라며 “고급옵션을 위해 장애인용 차량을 구입하는 개인택시 수요, 향후 입소문 등을 감안하면 판매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5 노바 택시 판매량(자료 : 르노삼성자동차)>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