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지금 `핀테크 기업 모시는 중’

국내 은행이 핀테크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NH농협은행은 플랫폼만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이 자체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11일 서울 서대문 NH농협본사 스마트금융부 직원이 NH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국내 은행이 핀테크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NH농협은행은 플랫폼만 제공하고 핀테크 기업이 자체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11일 서울 서대문 NH농협본사 스마트금융부 직원이 NH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중은행 핀테크 기업 지원 프로그램 현황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 핀테크 산업 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앞다퉈 핀테크 기업투자에 나선다.

당초 금융기관은 금융업과 관련한 회사에만 출자할 수 있었다. 지난주 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핀테크 관련 신사업을 금융업에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방침이 발표되자 금융권이 기업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핀테크 기업 모시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은행권은 최근 핀테크 사업부를 대부분 신설했다. 벤처 투자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집중적으로 핀테크 벤처 기업 상담, 제휴, 양성 프로그램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퓨쳐스랩’이라는 맞춤형 핀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내놨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주요 그룹사가 참여해 벤처기업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해 사업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프로그램은 핀테크 벤처기업이나 예비 창업자 발굴, 전문가 멘토링, 인프라, 금융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고 자금 투자지원까지 추진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 글로벌 핀테크 기업 육성 노하우를 공유하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기업과 해외 투자자도 연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오픈금융플랫폼’을 도입한다. 핀테크 기업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금융 채널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핀테크 기업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기존 은행 시스템에 적용하는 장벽이 높았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우리은행 핀테크 기업 지원은 지난 3월 개소한 ‘우리 핀테크 늘품터’에서 이뤄진다. 늘품터는 은행 도움이 필요한 핀테크 벤처 기업이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대표 채널이다. 일대일 상담은 물론이고 기술 사업화 지원, 외부 기관 연계컨설팅, 사업아이템 경연 및 세미나 개최로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늘품터에서 발굴한 기술을 은행 서비스로 도입하고 스타트업 대출, 투자 등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은행과 계열사 부서장급으로 ‘핀테크 특별 위원회’를 설치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핀테크드림지원센터’, KB금융그룹 KB핀테크허브센터도 대표적 핀테크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JB금융지주는 핀테크 기업 양성에 적극적인 지방은행으로 꼽힌다. ‘핀테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개인 혹은 법인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및 핀테크 기업을 발굴해 지원, 육성한다. 현재 지주 회사 주관으로 그룹 내 TF를 운영하고 있다.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자금이체, 여신심사 부문까지 다양한 분야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상품 온라인 유통업, P2P 클라우드 금융 펀딩, 유비쿼터스 뱅킹, 웨어러블 뱅킹 등 다양한 핀테크 기반 상품을 중장기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융위 유권해석에 확실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핀테크 기업 투자를 어떻게 확대할지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핀테크 기업 투자의 ‘손톱 밑 가시’가 제거될 것으로 보여 앞다퉈 시중은행이 핀테크 기업 양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지금 `핀테크 기업 모시는 중’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