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이 날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 한 축은 안전 규제 강화와 소비자 편의 향상 요구 및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는 고안전, 고편의 기술 개발 경쟁이다. 또 다른 한 축은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고연비, 친환경 기술 개발 경쟁이다.
그 중 고안전, 고편의 기술 분야는 개발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면서 깊이도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계 자동차 및 정보 통신 업체의 최신 기술 개발 사례 170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몇 가지 뚜렷한 변화 추세가 발견된다.
하나는 기술 개발 초점이 개별 안전, 편의 기능에서 복수 기능을 결합한 통합 안전, 통합 편의 기술로 변모하는 경향이다. 또 하나는 정보통신 기술 기반 커넥티비티 시스템이나 클라우드 시스템 연계 기술 개발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각종 첨단 안전, 편의 기술을 집대성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차 출시 경쟁이 본격화된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는 닛산과 혼다 사례다. 닛산은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출시 시기를 당초 2020년 말에서 2018년으로 2년 앞당길 가능성을 올해 3월 초 시사했다. 혼다는 2013년 11월 발표했던 2020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을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이 모두 가능한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으로 변경한다고 2014년 10월 발표했다.
다른 업체도 대부분 2020년 전후의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 도요타는 2014년 9월 최고 시속 113㎞ 미국 고속도로 자동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로 시험 주행에 들어갔다. 아우디는 올 1월 최고 시속 110㎞ 미국 고속도로 자동주행 시연 성공에 이어 2017년 고속도로 정체시 자동주행 기술 출시 계획을 공표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차그룹과 후지중공업이 2020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출시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다임러그룹은 그보다 훨씬 앞서 2020년에 양산형 자율주행 승용차를 출시하고, 2025년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트럭을 출시하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새로운 기회 및 위협 요인에 조만간 전면 노출될 것임을 예고한다. 정부와 자동차 및 정보통신 업계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 자율주행 핵심 부품과 기반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