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불안합니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다른 것과 달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깁니다. 이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가 산업계에 주어진 숙제이고 올해 원자력·방사선 엑스포가 이 숙제를 해결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조석 2015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 조직위원장(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3일 올해 엑스포가 대중적 지지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이미 세계적 기술을 갖췄고 안전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으니, 국민 신뢰도까지 회복해 성숙한 원자력산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원자력·방사선 산업이 어느 때보다 힘차게 전진해야 할 해로 내다봤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타결과 월성 1호기 재가동 승인, 스마트원전 수출 가능성 확인으로 오랜 숙원이 이뤄지면서 원전 수출산업화가 성큼 다가왔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위원장은 “그동안 원전산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서서히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안전한 원전 운영 신뢰도를 높여 지속적인 원전 수출을 끌어낸다면 국가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원전시장 경쟁에선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중국 공세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40여 년간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한 우리 노하우를 세계에서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조석 위원장은 얼마 전 APR1400 원전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내 원전 건설 시 각종 심사 면제로 기간과 비용이 줄어들어 시장우위에 설 수 있다. 나아가 원전설계 역량을 인정받는 만큼 한국형 원전 브랜드 가치가 상승해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신뢰다. 조 위원장은 “우리 원전의 브랜드 가치와 수출 모두 국민 신뢰구축과 안전문화 정착에서 시작된다”며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지지가 뒷받침될 때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도 하나의 산업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조 위원장은 “비 온 뒤 땅이 단단해지듯, 이젠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이 더 큰 성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엑스포가 원자력과 방사선 산업 기회와 도전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