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왜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인가?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로 탈바꿈한다. 정부 지원금도 민간 연구실적과 연계해 받게 된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협회)가 정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대수술 모델이 됐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 내 67개 연구소를 둔 독일 대표 출연연이자 유럽 내 최대 응용과학기술연구기관이다. 2만3000여명 직원 다수가 자연과학자나 공학자다.

1949년에 설립된 프라운호퍼 연구소 핵심은 실용연구다.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사회에 널리 유용한 응용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산업체와 공공 분야 파트너로서 연구를 의뢰받아 진행한다. 크게 보건·영양, 안전·보안, 정보·통신, 운송·교통, 에너지, 고효율 생산, 6개 분야를 기반으로 연구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 연간 예산은 2012년 기준 약 19억유로다. 연간 예산 3분의 1은 독일 정부와 주정부 출연금으로 충당된다. 나머지 3분의 2는 민간·공공 분야 위탁연구에서 얻는 수입이다. 이른바 ‘프라운호퍼식 모델’이다.

프라운호퍼식 모델은 민간·공공 분야 수입이 줄어들면 정부 출연금도 삭감토록 해 민간 분야 수탁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연간 예산 운용 규모가 민간·공공 분야 연구에서 얻는 수익 규모로 결정된다. 이 같은 방식이 프라운호퍼 연구소 응용 연구를 이끌게 하는 계기가 됐다. 연구 우선순위를 유동적이고 시장친화적으로 바꾸게 만들었다.

그 결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에서 가장 응용이 잘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조직이 됐다. 2012년 기준 696건 독일 발명품 중 499개 발명품이 프라운호퍼 연구소 산하기관 특허를 활용했다. MP3 압축 알고리즘도 프라운호퍼 집적회로 연구소(프라운호퍼 IIS)가 발명했으며, 2005년 한 해에만 MP3 라이선스로 1억유로의 라이선스 수입을 올렸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로 기업을 스핀오프(분사)하는 것도 활발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 대통령 최초로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유럽 최대 첨단세라믹소재연구소인 프라운호퍼 IKTS연구소를 직접 시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한국과 독일의 산학연 관계자 간담회에서 “통일 이후 드레스덴시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정도로 재건과 발전에 성공한 것은 프라운호퍼연구소, 드레스덴공대와 같은 우수한 국가연구소와 대학이 공조해 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산학연 협력 시스템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