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 활동에는 미래 비즈니스가 녹아 있다. 미래기술 선점을 목표로 특허 매입·등록·인용 네트워크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이 특허 등록을 크게 늘린 기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특허 등록이 급증하기 1~2년 전에 대량 특허 매입이나 기업 인수합병(M&A)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애플은 매입을 통해 핵심 특허를 확보한 후 자체 등록을 크게 늘려 높은 진입 장벽을 쌓는다.
애플 전략은 터치패널 부문에서 잘 드러난다.
애플은 2005년 터치패널 전문기업 ‘핑거웍스’를 인수했다. 핑거웍스가 보유한 터치패널 기술은 곧바로 2007년에 출시된 아이폰에 적용됐다. 외부 특허 매입을 통해 자체 기술혁신에 성공한 것이다.
터치패널 기술 접목에 성공한 애플은 이후 자체 등록을 크게 늘렸다. 2007년까지 5건에 그쳤던 터치패널 특허 등록이 2008년부터는 200여건으로 급증했다. 대신 2008년 이후 터치패널 관련 특허 매입은 크게 줄었다. 자체 기술 개발 시기로 넘어간 것이다.
터치패널 등록 급증과 함께 애플의 자체인용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애플은 보유 터치패널 특허를 총 2970회 자체 인용했다. 이 가운데 2630번 자체인용이 2011년 이후에 집중됐다. 애플이 터치패널 기술개발에 전력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
핵심 기술을 사들인 후 관련 특허를 집중 등록하는 애플 전략은 ‘시리’와 ‘오센텍’ 인수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2010년 인수한 시리 기술은 2011년 출시된 아이폰4에, 2012년에 사들인 오센텍 기술은 2013년 출시된 아이폰5에 탑재됐다. 이후 애플은 음성인식과 지문인식 관련 특허 등록을 빠르게 늘렸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