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에서 모듈 공정을 거치지 않은 반제품 형태 ‘오픈셀’ 판매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2년 전에는 15%에 불과했다. 빠른 시간에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는 매출 급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TV용 LCD는 2억5250만대가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72.6%인 1억8334만대가 오픈셀 형태로 공급됐다. 7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2년 15.2%, 2013년엔 62.2%였다. 올해는 80%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셀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1분기 79.9%였던 오픈셀 비중을 2014년 4분기 97.1%까지 높였다. 연 평균은 96.4%다.
이어 중국 BOE도 지난해 90.3%로 급격하게 오픈셀 비중이 높아졌다. 이노룩스, AUO, LG디스플레이 등 대부분 업체는 50%대다.
오픈셀은 조립 공정인 모듈 공정을 생략한 반제품으로, TFT와 컬러필터, 그리고 이들 중간에 액정이 주입된 상태인 셀 형태로 공급한다. 세트 업체는 오픈셀을 받아 백라이트, 송수신칩 등을 붙인다. 세트 업체는 저렴한 오픈셀을 받아 모듈과 세트 조립을 자체 진행해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다. 반면에 패널 업체는 매출이 하락하는 주요 요인이다. LCD TV 시장은 정체된 상황에서 오픈셀 방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규모는 2013년 434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7억3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최근 백커버를 붙여 ‘세미세트’ 형태로 공급하는 ‘아트슬림’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LCD TV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55인치 제품 두께는 7.5㎜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셀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매출뿐 아니라 수익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만큼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오픈셀 사업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 50인치와 55인치 오픈셀은 각각 228달러, 304달러이며 모듈은 311달러, 479달러다.
<디스플레이 업체별 2014년도 오픈셀 판매 비중>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