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전문업체 멀콥(대표 남기혁)이 올해 ‘종합 드론기업’에 도전한다. 세계 1위 드론업체 중국 ‘DJI’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리하며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자체 드론제작 역량 확보에 나섰다. 국내 드론산업 저변 확대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회사 남기혁 대표는 100종이 넘는 부품을 보여주며 “드론은 헬리캠으로 많이 활용돼 방송촬영 일정에 맞추기 위해 언제든지 고객맞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멀콥의 강점 ‘드론 사후지원(AS)’에서 제일 중요한 건 ‘항시 대기’다.
그는 “단순 부품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다”며 “회로를 분석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고칠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타사 제품도 고치다보니 멀콥에는 하루 평균 다섯 건가량 수리 의뢰가 들어온다. 수리가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 됐다.
멀콥 판매분은 수리물량 중 3%에 그친다고 남 대표는 소개했다. 소비자에게 사용법을 숙지시키고 판매하는 그의 방침 때문이다. 창업 전 취미로 즐기려 구입한 220만원 상당 드론 두 대를 한강에 침수시킨 경험이 컸다. 국내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고 드론에 입문하는 인원이 전체 드론인구 5만명 중 3% 미만으로 추산되자 직접 교육,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드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며 멀콥을 찾는 인물도 다양해졌다. 동호인은 물론이고 언론과 정부에서도 상업용 드론 산업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 남 대표는 “드론이 산업으로 가치를 지니려면 ‘책임 있는 자율적 운용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국가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드론 이용 활성화를 이끌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DJI에서의 관심도 늘고 있다. 양사 협업은 갓 8개월이 됐지만 미국, 독일, 일본, 홍콩 DJI 직영 수리센터 못지않은 실력 덕분이다. DJI도 국내 드론시장에 대해 전 직원이 6명뿐인 멀콥과 정보를 나눈다. 멀콥이 자체 제작한 교육 콘텐츠도 높게 평가했다.
‘DDS(딜러 다이렉트 세일즈)’로 이름붙인 남 대표의 경영방식 때문이다. 언제든 메신저, 이메일, 영상통화로 연락을 취하며 DJI와 높은 신뢰도 다졌다. 그는 “고객입장에서 생각하면 된다”며 “DJI와도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며 관계를 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만 매출 7억원을 올리며 사업확장 채비를 갖췄다.
멀콥은 자체 드론제작도 추진하며 ‘종합 드론기업’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창업과 함께 영입한 박건우 최고품질책임자(CQO) 일과도 바빠졌다. 박 CQO는 올해 24세로 광운대 로봇학부 학생이다. 2009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으며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 로봇대회 대통령상을 휩쓴 ‘국가대표 로봇 인재’다.
남 대표는 “박 CQO는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에 모두 능통해 드론 기본원리를 직접 익히고 연구해 드론 제작·수리에 쓴다”고 소개했다. 박 CQO도 매일 새벽까지 드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강화한 드론을 만들고 싶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연계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드론을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