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BBQ 훈제요리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나왔다? 대학 졸업 시험은 4년 동안 배운 내용을 집대성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하버드대학교 이공학부가 졸업 과제로 최고의 BBQ 고기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기기 개발을 내걸었다고 한다. 이공학부에서 참여한 학생 16명이 시행착오 끝에 제품을 완성했다고.

여기에 말하는 BBQ 요리는 소고기 부위를 BBQ 그릴에 올려놓고 천천히 몇 시간 동안 구워서 훈제로 만드는 것. 미국에선 주말에 가족끼리 정원에게 자주 즐긴다. 이 졸업과제를 제안한 건 하버드대학 캐빈 키트 파커(Kevin Kit Parker) 교수. BBQ 요리를 잘못 구우면 새까맣게 타거나 안쪽 살코기가 바싹 말라 버리기도 한다. 파커 교수는 이런 이유로 식감과 외형 모두 완벽한 BBQ 요리를 반복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훈제 기기 개발을 과제로 채택했다.

물론 언뜻 보면 대학에서 배운 엔지니어링 기술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화학 작용과 열 전달률, 재료공학과 프로토타이핑, 문제 해결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
졸업 과제 제작에는 고급 주방 용품 업체인 윌리엄소노마(Williams-Sonoma)가 협력, 앞치마와 조리기구, 소고기 등을 제공했다. 학생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100kg 가량 소고기를 사용하면서 제작에 나섰다. 언뜻 즐거운 과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참여한 학생들은 몇 개월 동안 주당 평균 40∼50시간을 매달려 제품 개발에 나서야 했다. BBQ 훈제 기기 내부에 온도 측정용 프로브와 모니터링 기기를 설치하고 고기를 가열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결국 학생들은 훈제 요리를 하는 동안 연기를 제어, 저온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훈제를 하는 게 완벽한 BBQ 요리를 만드는 비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고기 온도를 오랫동안 120도 미만으로 억제해 고기 효소에 포함되어 있는 콜라겐을 분리, 고기를 연하게 하고 15시간에 걸쳐 서서히 고기 온도를 190도까지 끌어올리는 BBQ 훈제 기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BBQ 훈제 기기에는 센서가 있어 내부 상황을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본체 재질은 세라믹을 채택했고 모래시계 모양으로 생긴 사이클론 기류를 고기 주위에 형성해 훈제 순환과 효율적인 열전도율을 실현했다. 이번에 학생들이 설계한 제품은 자칫 고기를 너무 가열해버리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해결한 것이다.
졸업 과제 합격 여부 판정은 캔자스시티바비큐협회 심사를 거쳤다. 이를 통해 완제품으로 요리한 BBQ 고기를 잘랐을 때 스모크링이라고 불리는 분홍색 절단면이 보이고 육질이 부드럽지만 맛도 좋은 BBQ 고기라는 걸 입증했다고.
하버드대학은 이 BBQ 훈제 기기 설계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예정이며 월리엄소노마는 실제 제품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