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IPTV 지상파 또 `블랙아웃` 예고···푹-IPTV, 콘텐츠 계약 갈등

모바일IPTV에서 지상파 방송 송출중단(블랙아웃)이 재연될 조짐이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과 모바일IPTV를 운영하는 IPTV 3사가 지상파 방송 콘텐츠 공급 계약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또 한 번 모바일IPTV 지상파 ‘블랙아웃(송출중단)’이 발생하면 시청자 수백만명의 피해가 우려된다.

푹은 기존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모바일IPTV에 제공하는 지상파 콘텐츠 공급 가격을 기존보다 갑절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통 3사는 지상파 방송이 콘텐츠 파워를 앞세워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를 일방적으로 압박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콘텐츠연합플랫폼(CAP)가 운용하는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
콘텐츠연합플랫폼(CAP)가 운용하는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

방송업계에 따르면 푹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은 최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IPTV 3사에 ‘pooq 서비스 상품 가격 인상’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각각 발송했다. 그동안 가입자 당 1900원에 제공한 지상파 콘텐츠 공급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39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이희주 CAP 실장은 “푹은 최근 자체 플랫폼에서도 모바일 상품 가격을 3900원으로 인상했다”며 “모바일IPTV에 제공하는 푹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과 동일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PTV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지상파가 양자간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가격 인상안을 강요하고 있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한국IPTV방송협회(KIBA) 관계자는 “CAP은 공문에서 가격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모바일IPTV의 지상파 채널 공급 계약을 해지·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모바일IPTV 가입자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IP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이 터무니없게 비싼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CAP가 제시한 가격 인상안을 가입자당 재송신료(CPS)로 환산하면 각 사 당 885원을 지상파에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실시간 지상파를 재송신하는 유료방송 사업자에 부과된 CPS는 280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모바일IPTV가 기존 유료방송 보다 3배 이상 비싼 CPS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CAP은 IPTV업계가 기존 유료방송에 부과된 지상파 콘텐츠 비용을 모바일IPTV에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모바일IPTV가 방송법을 적용받지 않는 통신망 기반 OTT(Over The Top) 서비스인 것을 감안해 판매자인 CAP가 책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푹의 모바일IPTV 서비스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IPTV와 CAP는 서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바일IPTV 지상파 블랙아웃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모바일IPTV 가입자는 다음달 1일부터 지상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다.

이희주 CAP 실장은 “모바일IPTV를 운용하는 통신사가 방송사와 협의 없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방송 콘텐츠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안에 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기존 계약을 해지,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BA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은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콘텐츠 비용을 인상하고 있다”며 “지상파의 잇따른 CPS·VoD 가격·모바일IPTV 콘텐츠 가격 인상은 기초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적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