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예전부터 제2의 지구라 불렸다. 지금 당장 생명체들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현재 태양계에 있는 행성 중 가장 지구와 닮아있다. 화성의 하루는 지구와 흡사한 24시간 40분이고, 지구와 비슷한 자전축을 지녔다. 극지방과 지하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점도 지구와 닮은 점이다.
특히 물의 존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낸 사실이라 화성의 효용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비록 발견된 물이 얼음 형태지만,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향후 화성 개척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화성은 지구와 다른 점도 많다. 크기가 지구의 반 밖에 되지 않고, 중력도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중력은 대기에 영향을 미쳐서 화성 전체 대기밀도는 지구의 1%도 안 된다. 그나마 존재하는 대기도 이산화탄소가 96%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구상 생명체는 화성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따라서 화성에서 인류가 거주하려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단기적인 방법을 선택하거나 자연환경 자체를 개조하는 장기적인 방법을 추진해야 한다.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켜 제2의 지구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네덜란드 마스원 프로젝트를 비롯해 화성에 인류를 착륙시키는 시점을 2039년이라고 공개한 바 있는 NASA는 모두 단기적인 방법이다.
반면 화성 자연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장기 방법으로는 테라포밍이 있다. 테라포밍이란 외계 행성 환경을 지구처럼 바꾸는 작업을 뜻한다. 즉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들고, 온도를 올리며 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화성을 인류 보금자리로 만드는 거대한 계획에는 화성 현지 조사와 사람 및 장비를 화성으로 보내는 탐사 프로젝트가 뒷받침돼야 한다.
가장 활발하게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국은 지난해 말 화성 탐사용 우주선인 오리온호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리온호는 2021년에 승무원을 태운 채 유인 비행을 해 본 뒤 오는 2030년쯤 본격적인 화성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리온호 발사 이후에도 NASA는 매우 구체적인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핵심은 원자력 로켓을 장착한 유인 화성탐사 우주선 코페르니쿠스호다. 이 우주선은 앞으로 화성의 기지 건설을 위한 화물 운반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탐사는 미국이 독주태세를 보이지만 다른 국가 도전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오는 2022년까지 화성 위성 ‘포브스’를 조사하기 위해 탐사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러시아는 4년 전 화성 탐사선을 발사했지만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유럽연합도 화성 영토 선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유럽우주국(ESA)을 통해 화성 탐사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후발 주자지만 아시아도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인도는 2년 전 아시아 국가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화성 탐사선인 ‘망갈리안’ 발사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망갈리안은 발사 후 약 300일을 날아 지난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현재 화성 정보를 지구로 보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앞 다퉈 화성에 발자취를 남기려는 이유는 영토 선점의 이유도 있지만 화성 자체가 지구인의 영원한 로망이기 때문이다. 공상과학 소설 배경으로 끊임없이 등장하고, 외계인이 사는 곳으로 화성이 그려진 것도 그런 로망 때문인 것이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학생 수학여행지로 화성이 꼽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