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MI 기술표준 협의체 HDMI LLC는 최근 업계에서 불거진 ‘8K 등 차세대 영상·음향(AV) 규격 준비부족’에 대해 “광범위한 확산 기반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 미래규격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경쟁규격 8K(7680×4320)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 소비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기술”이라 평가했다. HDMI LLC는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실리콘이미지 등이 2002년 결성한 기술 협의체로, HDMI는 AV 연결규격 중 점유율이 가장 높다.
짐 로스너 HDMI LLC 대변인(미국 쉐이프 테크놀로지 컨설턴트)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MHL의 8K 지원에 따른 HDMI 계획에 대해 “1월 CES서 선언했듯 시장과 제품이 원할 때 8K든 16K든 32K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HDMI 기본방향은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AV 연결 생태계 확산으로 일부 8K 기술 실험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소개했다. 기술이 불확실한 8K보다 당장 가능한 4K(3840×2160)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최근 MHL의 8K 전송을 지원한 ‘수퍼MHL’ 출시로 HDMI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됐다. HDMI가 내놓은 최신버전 2.0a도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를 더하는 수준에 그쳐 HDMI의 8K 의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로스너 대변인은 “HDMI 2.0a 전송대역 18Gbps도 4K 등 현존 최신 콘텐츠 전송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는 어디서든 이를 적용한 TV 등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4K조차 널리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험단계인데다 제품도 갖춰지지 않은 8K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HDMI 2.0a에 적용한 HDR 확산에 대해서는 “TV 제조사 의지에 달려있다”며 “곧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유명 TV 제조사가 4K UHD TV HDMI 2.0 적용으로 셋톱박스 등 4K/60프레임(fps) 지원 기기가 보편화된 전례에 비췄을 때 2.0a도 HDR 확산세에 따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HDR에 대한 업계 관심도 높다. 전미가전협회(CEA)가 지난 1월 HDR과 관련해 최신 기술동향을 내놓고 삼성전자와 돌비가 자체 HDR 기술 확보에 나서며 각각 SUHD TV와 ‘돌비비전’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HDMI 발전방향에 대해 ‘시장이 원하는 기술제공’을 꼽았다. “HDMI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업그레이드로 최신 AV 포맷 등 성능개선을 지원할 것”이라며 “세계 1600여개 고객사 제품을 쓰는 소비자 편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소니, 돌비 등이 결성한 ‘UHD 얼라이언스(UHDA)’에 대한 HDMI의 기대도 드러냈다. 짐은 UHDA에 대해 “소비자가 4K 등 차세대 콘텐츠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산업군 간 최고의 연합체”라며 “HDMI도 UHDA 등 산업계 노력에 적극 부흥하고 관련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모니터,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전 AV 제품에 HDMI를 적용해 HDMI LLC에 라이선스료를 지불하는 최대 고객사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