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거래 2부 시장인 ‘K-OTC BB’가 개장 3주 만에 거래대상 종목이 갑절 이상 증가하는 등 순조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아직 1억원에 못 미치는 등 개선할 부분도 남아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BB는 지난달 27일 75개 종목으로 개설돼 3주가 지난 5월 14일 기준 거래대상 종목이 187개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장외주식의 매수 또는 매도를 위해 투자자가 제시한 호가건수는 개설일 당시 91건에서 203건으로 갑절 이상 증가하며 안정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K-OTC BB는 개설 당시 매수주문보다 매도주문이 월등히 많아 시장 불균형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매수주문이 꾸준히 늘면서 총호가 건수 대비 매도주문이 75%, 매수주문은 25% 수준으로 시장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신약개발업체 선바이오가 3418주·2억7888만6000원어치 거래되며 수위종목에 올랐다. 선바이오는 최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합병을 결의하면서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다음은 현대엠엔소프트가 2740주·1억7251만5000원으로 2위, 시큐아이가 3300주·8807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10위권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티맥스소프트 등이 포함돼 있다.
김정수 금투협 K-OTC부장은 “현재는 K-OTC BB 거래대상이 주식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향후 사모투자펀드(PEF)·벤처캐티털(VC) 출자자(LP) 지분, 해외주식DR 및 비상장 워런트 등과 크라우드펀딩의 소액출자자 지분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시장 유통 수요가 발생하는 모든 상품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준비해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OTC BB를 기반으로 하는 장외주식 거래전문 특화증권사 탄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참여 증권사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신증권, 대우증권, 리딩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코리아에셋증권, HMC투자증권이다.
장외주식 거래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시장정보의 비대칭성인 점을 감안할 때, K-OTC BB를 통해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자간 또는 증권사간 정보 공유 등이 가능해짐에 따라 장외주식 투자자의 저변 확대 및 시장참여 증권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부 중소 증권사는 장외주식의 자기거래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조성자로서 거래에 참여하는 등 장외주식에 특화된 전문증권사로 성장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K-OTC BB 개설 이후 거래대금 상위종목(5월 14일 기준)>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