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단기 마케팅을 넘어 무역구조 변화를 반영한 수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다. 우리 제조업 해외 현지 생산이 늘면서 수출량이 줄어드는 추세에 대응하는 것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관계 부처와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음달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수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5월 수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유가가 지속된 데다 자동차·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 수출 감소가 이어졌다. 수입도 4개월째 동반 감소하면서 대외 무역 자체가 부진한 모습이다.
윤 장관은 “내수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고 있다니 수출에서 좀 더 빨리 회복세로 돌아서야 한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여러 생각을 모으고 있고 관계 부처 간 협력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수출 활성화 대책은 근본적인 측면의 개선안이 담길 것이라는 게 윤 장관 설명이다. 그는 “단기 대책이라는 것은 마케팅밖에 없다. 근본적 대책이 가능한지 관계부처와 협의해 틀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은 우리 기업의 해외 생산·조달 구조 변화를 어떻게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기업은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해외 생산도 늘리고 있다. 생산기지도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등지로 옮겨가는 추세다.
윤 장관은 “최근 (한국 기업의) 중국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많이 이동해 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가공무역 구조도 바뀌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 최대 현안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관해서는 국익 극대화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장관은 “TPP 타결 전에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며 “서두르려 해도 서두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국익을 극대화하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장관은 한·중 FTA 정식 서명 시기는 “(중국 정부와) 날짜를 잡고 있다. 5월 말 경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이달 취임 788일을 넘기면서 1993년 옛 상공자원부 출범 이후 역대 최장수 장관 타이틀도 얻었다. 종전에는 이희범 옛 산업자원부 장관이 최장수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