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오는 12월, 증권사는 내년 3월부터 계좌 개설 시 비대면 실명 확인이 허용된다. 신분증 사본, 영상통화 등을 활용한 3중 확인 절차를 의무화해 보안을 강화했다. 금융규제 의견 수렴을 위해 현장점검반이 실시간 운영되고 규제비용총량제도 도입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차 금융개혁회의에서 ‘계좌 개설 때의 실명확인 허용방안’ ‘전자증권제도 도입 방안’ 등의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를 통해 계좌 개설 시 비대면만으로 본인 확인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핀테크 시장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은 금융소비자가 예금·증권 등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실명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지난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당시 실명 확인은 대면으로 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이 22년 만에 수정됐다.
금융위는 소비자 신분증 사본을 제시하는 방안, 영상통화, 현금카드를 전달할 때 집배원이 신분을 확인하는 방안, 기존 계좌를 활용 등 최소 두 가지 이상 수단을 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사가 이에 준하는 보안성을 갖춘 새로운 비대면 실명 확인 방안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본인 인증 등 기존 금융사 자체 실명확인 방식을 추가로 적용해 총 세 번 확인을 받도록 했다. 현재 금융사에서 첫 계좌를 개설할 때 창구 직원이 주민등록증 등 실명확인증표 사진과 고객 얼굴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 현금카드나 통장,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발급도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키로 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 핵심과제로 제시한 금융규제 전환을 앞으로 금감원, 연구원, 업계, 수요자와 함께 본격화하겠다”며 “우선 금융규제를 전수조사한 후 유형화해 특성에 따라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규제신설 시 금융규제민원포털(better.fsc.go.kr)에 신설될 규제를 미리 등록·공개하고 의무적으로 금융이용자와 금융업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현장점검반 상시화를 적극 검토하고, 규제비용총량제 등도 도입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7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 빅데이터 활성화, 거래소 시장간 경쟁력 강화 등 개혁과제의 추진일정을 재점검하고 개혁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실명제 실명확인 규제를 20여년 만에 과감히 개선함으로써 우리 금융 산업의 서비스 질과 경쟁력이 향상되고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자금세탁방지 관련 고위험 고객에 대한 강화된 고객확인, 대포통장 의심계좌 근절 등에도 만전을 기해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상기 금융개혁회의 의장은 계좌 개설 시 실명확인 방식 합리화 방안과 관련 “우리나라 IT 인프라와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해외 경쟁사들을 곧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금융개혁회의 속도감을 높이고 외환·세제·연금 분야까지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