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도입된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 경륜경정사업본부 주최로 지난 13-14일 양일간 미사리 경정장에서 열린 ‘제1차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에서 무명의 김민길(36・8기)이 예상을 뒤엎고 우승하며 미사리 경정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예상 못한 결과였다. ‘무명의 신예’ 김민길의 반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올 시즌 경정 최고 이변이었다.
당초 이번 대회는 4월 누적 성적 상위 12명에게만 출전권이 부여됐다. 13위였던 김민길은 아쉽게도 진출 자격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신동길(37・4기)이 지난 경주에서 진로방해로 제재를 받고 출전자격을 박탈당한 것. 이런 상황이 되자 그가 어드밴티지를 적용받아 가까스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준결승 1차전에서 가장 불리한 코스인 6코스를 배정받았고 그를 주목하는 팬들은 없었다. 하지만 출발과 함께 시작된 레이스는 그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 빠른 스타트에 모터성능까지 도와주면서 1턴 마크에서 휘감아 찌르기로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선두를 끝까지 유지하며 준결승전을 1위로 장식했다. 쟁쟁한 선배 이용세(43・2기) 이태희(44・1기)가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그를 지지해 준 팬들에게 쌍승 36배의 짭짭할 배당까지 선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결승전에서도 승리해 이번 대회 챔피언에 등극할지 예상하는 이는 없었다. 16승으로 다승선두이자 올 시즌 랭킹 1위인 ‘최강선배’ 김효년(41・2기)이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맞붙은 이들의 대결은 결국 후배 김민길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는 올 시즌 미사리 경정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랑프리 포인트 역시 90점을 획득하며 단숨에 포인트 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김효년은 올 시즌 자신의 가장 최악의 성적인 5위에 그치며 최강자로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그랑프리 포인트에서는 140점으로 여전히 1위에 올라있다.
경정 관계자는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은 대상경주에 맞먹을 만큼 스타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선수나 팬들의 관심이 높다. 첫 번째 대회는 무명의 김민길이 우승하며 경정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데뷔 7년 만에 빅매치 챔피언에 오른 그의 상승세가 과연 지속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민길이 지난 14일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 결승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깜짝 우승했다.>
한편 연말에 열리는 경정 최고 대회인 그랑프리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제2차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은 다음달 11~12일에 열린다. 이번주에는 경정여왕 3연패에 도전하는 손지영 등 여전사 6명이 출전하는 ‘2015 경정 여왕전’이 열려 미사리 경정장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