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전시회에서 스마트카 관련 전시품이 부쩍 늘었다. 자동차가 단순 운송 수단에서 편의와 안전기능을 위한 스마트카로 변화되면서 많은 전자부품이 탑재되고 있다.
그 중 운전자 사고를 줄이도록 도와주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은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힌다. ADAS를 구현하려면 센싱 카메라가 제일 중요하다. 이 시장에서 국내기업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과 전장 부품 분야 강국이다. 국내기업이 이런 역량을 기반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장 카메라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 점유율은 6%로 조사됐다. 세계 4위 수준에 해당되지만,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기업이 많은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센싱 카메라 사업에서 지지부진한 이유는 뭘까. 개발 과정, 생산 과정, 품질 인증, 법·제도적인 문제 등에서 걸림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무적인 것은 스마트카 시장 발전과 선점을 위해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지원과 제도 개선에 나섰다는 점이다. 올해 정부는 자율주행 시험운행을 위한 규제 개선 요건을 마련하고 시험도로 구간을 지정해 자율주행을 위한 장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국토교통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지원부는 2019년 말까지 국제기준에 부합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보험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책적 지원과 법 제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세계 전장 카메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국제기능안전규격(ISO26262)에 부합한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 전장 카메라는 과거 단순 모니터링 역할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사물이나 현상을 인지하고 판단해야 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국제적으로 자동차 전장 카메라 안전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이유다. 아직 국내기업 역량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기능안전규격을 가이드할 수 있는 순수 국내 컨설팅 전문업체도 전무하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이 국제기능안전규격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과거 품질기준에 따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미국 같은 선진 부품회사는 이를 무역장벽 삼아 스마트카 관련 신규 진입을 방어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고품질·고신뢰성 센서를 만들고, 제품 이력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도 구축해야 한다. 글로벌 톱 기업 보쉬는 자동차 전장 카메라 생산라인을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생산 자동화로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인건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국내 기업은 공정 절반 정도만 자동화로 진행 중이다. 전장 카메라 생산 자동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과 제품 이력을 철저히 추적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선진국과 우리나라 스마트카 기술 격차는 1~2년에 불과하다. 조만간 국내 기업 기술이 해외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믿는다.
대한민국은 IT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진보를 이뤘고, 성공 DNA도 갖고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가 국제안전규격과 스마트 제조 기술이라는 날개를 달고 글로벌 시장으로 비상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이사 mcnextop@mcn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