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협업하는 생태계 마련이 시급합니다. u헬스케어 상용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u헬스케어사업단에서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원격진료 서비스를 개발한 조재형 내분비내과 교수 말이다. 조 교수는 가톨릭 u헬스케어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u헬스케어 사업은 지나치게 기기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등 u헬스케어에 적용하는 기기 개발은 대형 전자업체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지만 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계와 중소 의료전문 IT기업 등이 협력해 u헬스케어 서비스를 상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중소 전문업체와 협력해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조 교수는 “기기 개발은 언제든 할 수 있다”며 “u헬스케어 서비스는 무엇보다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도 개선도 요구된다. 조 교수는 “지난 15년 동안 서울성모병원 u헬스케어사업단은 당뇨환자 대상 원격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현재 단 한건도 상용화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상용화하지 못한 이유는 원격진료 자체가 불법으로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연구를 진행, 논문으로만 결과가 만들어질 뿐 상용화는 추진하지 못 했다.
서울성모병원 U헬스케어사업단은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혈당 등을 측정, 수치를 인터넷에 올려 의사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2000년대 개발했다. 환자와 의사가 양방향으로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당뇨병 진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도 논문 작성에만 활용했을 뿐 상용화는 못 했다. 2011년 정부 부처와 대형병원이 참여한 u헬스케어 시범사업도 당초 기간보다 단축돼 연구로만 진행됐다.
ICT가 발달된 우리나라에는 u헬스케어 관련 우수 기업이 많다는 게 조 교수 판단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산업 환경과 규제로 성장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한 현실이다. 조 교수는 “결국 u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이 늦어져 우리나라 국민 건강 데이터를 구글이나 애플 등 해외 기업에 제공해야 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의사 출신 중 드물게 소프트웨어(SW)기업을 운영한다. 서울성모병원이 일부 투자한 ‘아이쿱’은 소셜네트워크 기반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SW를 공급한다. 향후 소셜네트워크를 접목한 의료서비스도 개발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