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본질에 기반을 둔 기본기에다 호기심과 트렌드를 결합해 통찰력(Insight)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다시 치열한 몰입과 팀워크가 모이면 진정한 ‘혁신(Innovation)’을 완성할 수 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19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 강연자로 나서 기업경영 경험에 입각한 ‘이노베이션 공식’을 밝혔다. 그는 지난 1982년 LG전자에 입사해 33년간 미디어통신연구소장, MC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온 기술기반 ‘정통 LG맨’이다.
안 사장은 △학습과 경험으로 얻은 기본기에 △호기심과 시장·소비자 트렌드를 결합해 △자신과 기업만의 새로운 통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봤다. 여기에 △치열한 노력과 팀워크를 결합시켜 진정한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혁신이 더 좋은 삶(Better life)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생존(Survival)을 위한 문제가 됐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1등이 아니면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만큼 혁신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창의성이 조금 부족해도 열심히 하면서(Fast Follower) 최적화를 이루면 됐지만, 단순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기라고 규정했다. 기술과 브랜드를 높이면서 시장과 소비자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 없이는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기업 성장과정을 ‘진화’와 ‘창조’로 구분했다.
“환경에 적응하며 점진적인 개선을 이루는 것은 진화다. 좋은 계획을 갖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 성과는 나타난다. 창조는 전혀 다르다.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고 기존 틀을 깨는 무계획적 시도가 필요하다. 그는 창조적 성과는 이종교배를 통한 우연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안승권 사장은 “모든 활동을 점진적 개선에만 둘 경우 큰 성장을 이루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계획성 없이 우발적 대응만 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개인과 기업 모두 작지만 다양한 시도를 많이 늘려 기회를 넓혀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혁신의 다섯 가지 키워드로 △기본기 △트렌드 △몰입 △융합과 오픈 △사업관점 연구개발(R&D)를 꼽았다.
기본기는 그동안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다져진다. 기본기에서는 한계를 설정하지 않는 것과 새로 들어오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트렌드는 그 시대에 빛을 내는 것을 찾는 것이다. 기존 것이나 틀린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위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다.
몰입은 빠른 대응과 성과 극대화를 위해 필요하다. 융합과 오픈은 기존 한계를 깨고 자유롭게 영역을 넘나들며 필요한 것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사업관점의 R&D는 소비자와 경쟁자를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사업기회를 찾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안 사장은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할 조직은 이미 돈을 잘 벌고 기득권 가진 사업부와 분리를 통해 자율권을 줘야 한다”며 “LG전자는 지난 연말 혁신 아이디어 발굴과 제품개발, 실제 사업화까지 한곳에서 담당할 ‘이노베이션 사업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