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을 친산업협력 장으로 바꾸기 위해 올해 2390억여원을 투입한다.
상아탑에 안주해 온 대학은 교원 업적평가 및 승진을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 중심으로 진행하는 등 산학협력에 미온적이었다. 대학이 장롱특허만 양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교육부가 이를 개선, 산학협력만 잘해도 우대 받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것이 ‘산학협력선도대학(링크·LINC) 육성 사업’이다. 대학 산학협력을 주도하는 ‘링크 사업’은 지난해 4년제 대학 55곳과 전문대학 30곳이 선정됐다. 올해는 4년제 대학에서 새로 2곳(한동대·우석대)이 추가돼 4년제 링크 대학이 57곳으로 늘었다. 전문대학은 변함이 없다.
4년차 사업 시행을 위해 교육부는 20일 3년차(2014년 3월~2015년 2월) 사업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총 85개 대학(4년제 55개, 전문대 30개) 중 최고 등급 ‘매우 우수’를 받은 곳은 22개교(4년제 13개, 전문대 9개)였다. 올해는 4년제 대학 사업 지원비 격차가 40억원(최고 60억원, 최저 20억원)이나 돼 대학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는 격차가 28억원이었다. 지원액 격차를 늘린 것은 대학 간 경쟁을 촉진하고 역량 있는 우수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 사업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학 간 점수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했다. 이번 평가에서 교육부는 각 대학이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체제를 공고히 하도록 산업계 관점에서 본 대학 평가 결과 및 참여 여부도 반영했다.
◇4년제 대학 중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링크 사업은 △기술혁신형 △현장밀착형 두 부류로 나뉘어 추진된다. 기술혁신형은 전국 대학 간 경쟁이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모두 참여한다.
반면에 현장밀착형은 5개(수도권, 충청권, 호남제주권, 대경강원권, 동남권) 권역별로 경쟁하고 학부생만 참여한다. 지원액은 기술혁신형이 더 많다.
평가는 △매우 우수 △우수 △보통 3단계로 이루어졌다.
기술혁신형 대학(15개) 중 매우 우수를 받은 곳은 성균관대, 한양대ERICA, 영남대, 전북대 4개교(26.7%)다. 이들 대학에는 사업비 53억~60억원이 지원된다. 4개교 중 성균관대와 한양대ERICA 두 학교가 최고액인 60억원을 받았다.
현장밀착형 대학(42개)에서는 단국대, 금오공대, 울산대, 건양대, 계명대, 동서대, 원광대, 제주대, 한국산업기술대 9개교(21.4%)가 최고 점수(매우 우수)를 받았다. 이들 대학에는 44억~52억원이 지원된다. 이 중 단국대·울산대·금오공대 3개교가 최고액인 52억원을 받는다.
최하위 등급인 보통에는 기술혁신형에서 조선대·강원대·충남대·한양대(서울) 4개교(26,7%), 현장밀착형에서는 경운대·동신대·동아대·목포대·서울과학기술대·영산대·중부대·한림대·호서대 9개교(21.4%)가 받았다.
김일수 교육부 산학협력 과장은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곳은 이런저런 이유로 링크 사업단장이 교체되는 등 산학협력 성과 확산이 미흡했다”며 “같은 레벨 등급이라도 사업단 규모에 따라 지원액에 차등을 뒀다”고 밝혔다.
◇3년차 성과는
가장 보수적 집단 중 한 곳인 대학을 점차 산학협력 장으로 바꿔나가고 있는 ‘링크’는 3년차(2014년 3월~2015년 2월)에도 여러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기술이전 계약 건수와 수익이 늘었다. 3년차에 기술이전 2000건, 수익이 258억8700만원 났다.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현장실습 이수 학생 역시 3만5757명으로 1년 전(2만7618명)보다 29.5% 늘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캡스톤 디자인 이수 학생도 8만1858명으로 16.7% 증가했다. 산업체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한 건수도 1650건으로 11.2% 늘었다. 기업과 협업하는 가족회사 수도 증가세다. 4만8992개에 달해 5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량한 중소기업이 여러 대학에 가족회사로 있는 등 가족회사 수의 거품 우려도 지적한다. 가족회사 질적 전환은 향후 링크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대학 내 창업 활성화에도 링크 사업이 기여했다. 창업강좌 시수가 94시간에 달해 작년 대비 19% 늘었다. 교원업적 평가 시 SCI 논문 한 편 대비 산학협력 실적 배점 평균도 112점으로 늘었다. 재임용 및 승진, 승급 심사 시 산학협력 실적물을 연구실적물로 대체하는 비율도 86%로 지난해(81%)보다 6.2%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산학협력 중점 교수로 채용한 건수도 4107명에 달했다.
◇전문대 성적표는
링크에 참여하는 전문대학은 총 30개다. 전문대학은 산학협력 선도형(10개)과 현장실습 집중형(20개) 두 종류로 나뉘어 시행된다.
총사업비는 159억원으로 4년제에 비해 큰 차이가 난다. 산학협력 선도형은 대학별로 6억5000만~8억5000만원(평균 7억5000만원)을, 현장실습 집중형은 4억7000만~6억7000만원(평균 5억7000만원)을 지원 받는다.
산학협력선도형에서는 영진전문대와 경남정보대, 구미대 세 곳이 최고 등급(매우 우수)을 받았다. 충북보과대, 아주자동차대, 대림대, 동의과학대 네 곳은 중간 등급(우수)이다. 현장실습집중형에서는 대전과학기술대, 안산대, 전남도립대, 전주비전대, 원광보건대, 제주관광대 6곳이 최고 점수(매우 우수)를 받았다. 전문대학도 산학협력 중점교수와 창업강좌 시수 등이 1년 전보다 각각 115%와 11.4% 늘었다. 반면에 산학협력 가족회사 수와 교수업적 평가 시 산학협력 실적 반영 비율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유형별 매우우수 등급 대학
선도 대학(LINC) : 총 57개 사업단(기존 55개, 신규 2개)
※ 사업단 규모 등에 따라 동일 등급에도 차등 지급
※ 신규 선정 사업단(우석대, 한동대)의 경우, 산학협력 역량 및 사업비 집행기간을 고려하여 20억원 지원
선도 전문대학(LINC) : 총 30개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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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