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LS산전에 고압 직류 차단기술 이전

한국전기연구원이 LS산전에 고압 직류(DC) 차단 기술을 이전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박경엽)과 LS산전(대표 구자균)은 21일 KERI에서 ‘직류 차단기술 이전 조인식’을 갖고, DC 차단기와 관련 기술 조기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다가올 초고압 DC 송전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산연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한다.

LS산전은 KERI DC 차단기와 관련 기술에 자사 배전급 복합형 전류제어 기술을 접목해 ‘80㎸, 8㎄ 초고압 DC 차단기’를 개발, 상용화할 계획이다. KERI는 기술이전료로 4억원을 받는다.

DC 송전은 기존 교류(AC) 송전에 비해 전력제어가 수월하다. 장거리 송전 시 전력 손실도 적다. 서로 다른 전력망을 연계하고, 반대로 전력망을 분할할 수 있어 고장으로 인한 파급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

전력 시장 또한 직류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AC 중심의 전력기기 시장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전력의 효율적 활용,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분산 전원이 가능한 DC 송전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DC 전력망 구성의 가장 큰 난제는 전력망에 이상이 생겼을 때, 특정 구간의 전력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DC 차단기술 확보였다.

지난 2012년 유럽 중전기기업체가 HVDC(고압직류송전)용 DC 차단기를 발표했다. 이후 굴지해외 전력기기 업체가 경쟁적으로 DC 차단기 개발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사례는 없다.

KERI는 올해 초 고압 DC 차단기와 관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LS산전으로 기술이전은 기술 상용화를 위한 후속 조치다.

KERI DC 차단 기술은 고장 전류가 발생하면 눈 깜빡임보다 수십 배 빠른 1000분의 2초 이내에 전력 흐름을 차단할 수 있다. 주 통전로를 기계식 스위치로 구성해 정상 운전 시 전력 손실도 최소화한다. 우회선로에는 커패시터 방식을 채택해 구조 설계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명성호 KERI 부원장은 “전력 산업계 100년 난제로 불리는 DC송전과 신재생에너지 전력 수송에 최대 걸림돌을 이번 DC 차단기 기술 개발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학성 LS산전 CTO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국내 중전기기산업 활성화와 세계 DC 송전기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조기에 DC 차단기를 전력 계통에 상용화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력망 구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