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람을 중시하는 `인재경영`이 필요하다

[기고]사람을 중시하는 `인재경영`이 필요하다

과거 기업은 규모의 경제로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제품을 경제적으로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규모 경제 의미는 퇴색돼 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전기자동차, SNS와 같이 새로운 기술 및 제품 등장으로 기존 기업이 미처 대응할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시장이 대체되는 파괴적 빅뱅(Big Bang Disruption)이 발생하고 있다. 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신제품 등장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전통적인 제품 수명 주기 개념이 무력화되면서 시장 성숙과 시장 대체가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기술력 관점에서 보면 소니, 노키아 등은 시장에서 퇴출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력이 강했다. 과거에 많은 기업이 기술력이라는 한 잣대만을 가지고 구글이나 애플을 무시했다. 그러나 현재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뛰어난 인재경영으로 창의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기업이 세계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보다 전문인력을 얼마나 갖추는지가 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로 볼 수 있지만, 3만개를 넘어선 벤처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이런 시대 흐름에 적절한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다.

2014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 58.6%가 ‘필요 인력 확보 및 유지관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벤처기업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유입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 모두 노력이 필요한 때다. 창조경제 육성을 위해 우수한 인재가 안정적인 대기업 취업 선호에서 벗어나 도전과 모험정신을 발현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확산과 더불어 핵심인력이 벤처업계로 과감히 뛰어들 수 있도록 강력한 보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적절한 성과급과 인센티브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급여의 보조 수단 정도로 머물고 있는 스톡옵션 제도 보완이 논의되고 있으나 기업공개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에는 매력적인 유인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기업에는 2014년 출범한 ‘내일 채움 공제’ 같은 사례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기업주와 핵심인력이 5년간 매월 일정 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하고 핵심인력이 만기까지 재직 시 공동적립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제도다. 중소기업 종사자 성장과 핵심인력의 장기재직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에서 설치·운용하는 공제사업이다. 기업은 인사고과가 우수한 핵심인력을 선발해 공제에 가입함으로써 직원 근무 만족도와 애사심을 상승시킬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공제에 가입하는 기업에만 세제혜택을 주고 있으나 장기재직과 인력양성이라는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근로자에게 세제지원도 필요하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 교수는 ‘먼저 사람, 다음에 해야 할 사업(First Who, then What)’으로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향후 기업 생태계는 두뇌전쟁의 시대며 창의력과 기술을 겸비한 훌륭한 인적자원 확보가 기업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다.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은 더 이상 인력을 투입요소로 보기보다 투자 대상이자 경쟁력의 원천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손광희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khson@kov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