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영상 촬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드론과 카메라를 결합한 ‘헬리캠’ 보급 확산으로 그동안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기술까지 결합해 실시간 중계도 가능하다.

2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5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 2015)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다양한 영상 촬영 기법이 소개됐다.
헬리캠 장점은 고정형 카메라로 담지 못했던 사각지대 촬영이다. 초창기 녹화, 시차중계만 이뤄지던 것이 통신기술 발달로 지연 없는 실시간 중계가 가능하다. 촬영분야도 영화, 드라마에서 보도, 예능, 스포츠로 확산했다. 대형 장비 대신 간단한 드론 조작으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연을 날리듯 유선 헬리캠을 활용하기도 했다.
프로야구(KBO리그)도 올해 헬리캠을 이용한 실시간 중계를 시작했다. 재미따미디어(대표 손형진)는 SPOTV와 협업, 지난 4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국내 최초 1080i HD 영상 실시간 방송에 성공했다. 회사는 중국 DJI 헬리캠용 드론에 무선랜(와이파이)을 이용한 전송 솔루션을 탑재해 방송사에 공급하고 있다. 롱텀에벌루션(LTE) 중계 시 발생하는 영상지연을 없애 스포츠 중계에 적합하다.
헬리캠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에서만 50여개 업체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비싼 장비 가격과 대여료, 유지비 등으로 초기에는 일부 지상파 방송사에서 제한적으로 쓰였으나 색다른 영상을 원하는 제작진과 시청자 요구 증가로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TV 등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산업계 수요도 확대됐다. 석유화학업계는 접근이 어려운 대형 공장설비 상황을 근접 파악, 관리하기 위해 헬리캠을 도입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태양열 집열판 관리에도 쓰인다. 선박항해 중 원하는 좌표를 입력하면 스스로 비행해 먼 바다 장애물을 미리 식별해 알려준다.
헬리캠 확산 관건은 가격이다. 드론 본체 가격만 1000여만원에 달하는 데다 50만원 상당 배터리 수명은 20여회에 불과하다. 1회 비행 시 배터리 비용으로 2만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여기에 추락 등 비상상황을 대비한 예비 기체 운용도 필요해 목적과 장소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손형진 재미따미디어 대표는 “헬리캠 운용에는 비행 기술뿐만 아니라 초점, 줌 등 영상 지식도 필요하다”며 “향후 4K UHD 등 기술이 발전하면 색다른 영상을 원하는 방송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