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확대 시장에 긍정적…단기적으로 변동성 압박 예상

증시의 가격제한폭 확대가 시행돼도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995년 4월 이후 네 차례 가격제한폭 확대에도 주가 흐름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고 거래량이 늘기도 해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자료:와이즈FN,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와이즈FN,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가격제한폭 확대 정책 시행 이후 증시 흐름을 분석한 결과, 정률제가 첫 시행된 1995년 주가가 한달가량 5.7% 빠졌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상하한 15%를 시행한 1998년 12월 주가는 27.6% 급등하고 6개월 평균 거래량은 138%가 늘었다.

반면에 코스닥지수는 2005년 상하한 15% 확대 이후 한달간 11.9% 빠지기도 했지만 제도 시행 직전 26.3% 하락에 비하면 낮은 수치고 거래량은 58% 증가했다.

지난해 상·하한가 종목은 코스피에서 1518건, 코스닥에서 2531건이 나왔다. 일평균으로 따지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6.2, 10.3 종목에 불과하다. 올 들어 주가 급등으로 상·하한가 종목이 늘었지만 일평균으로 보면 코스피가 8.4종목, 코스닥이 19.0종목에 그친다. 이들 가운데 소형주가 90%를 넘는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분석해 볼 때 제도보다는 시장상황에 의한 변화가 더 컸고 최근 국내 증시 성숙도가 높아지고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상·하한가 빈도는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확대폭이 예전에 비해 갑절이나 돼 가격 변동성에 따른 투자자 스트레스는 커질 수도 있다. 증시 내 신용거래와 대차거래 비중이 높아 일부 종목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압박이 우려된다. 가격 변동성 스트레스는 시행 전후에 심화될 전망인데 시행 전에는 신용 관련 종목이, 시행 후에는 대차 관련 종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시행 시점이 6월 15일이고 이후 증시의 비수기에 해당하는 여름 휴가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 한두 달은 개별종목 선택에 있어 변동성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신용잔고가 지나치게 높거나 대차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는 종목이 대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올해 코스닥 신용잔고는 1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상승→신용잔고 증가→주가상승 이라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었다”며 “가격제한폭 확대로 증권사가 신용거래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현재 신용거래 내규 수정에 나선 상황인데 수익성을 고려할 때 전체적인 담보비율 상향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평균 상·하한가 종목 수/자료: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일평균 상·하한가 종목 수/자료: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