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곰인형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웃고 찡그리는 감정 표현을 하고, 묻는 말에 대답하며 놀아 준다. 주인의 말에 따라 집안의 가전품을 켜거나 끄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주인들을 지켜보고 이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다.’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시간) 미특허청의 발표를 인용, 구글이 이같은 인터넷 연계방식의 곰과 토끼인형 장난감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비밀연구개발(R&D)부서에서 생각해 낸 이 특허받은 슈퍼장난감이 프라이버시 캠페인운동가들의 반발을 사는 등 빅브라더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
이른바 슈퍼인형, 또는 스마트인형은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사적공간에서 놀아주지만 동시에 모든 사적 대화를 기록해 서비스회사 서버로 전송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구글뿐만이 아니다. 세계적 장난감회사 마텔도 올 가을 헬로바비(Hello Barbie)라는 아이들 대화를 녹음하는 와이파이 연계방식의 인형을 내놓을 계획이다. 스마트폰칩 회사 퀄컴도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스마트테디베어를 소개했다.
■스필버그감독의 A.I.에 나온 곰인형처럼
구글이 이번에 미특허청 특허를 받은 이 인간같은 기계 장난감은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의 영화 ‘A.I.’(인공지능)(2001)에서 버림받은 로봇소년 데이빗의 말동무로 등장하는 로봇 곰인형을 연상시킨다.
특허출원서 내용에 따르면 이들 장난감은 마이크로폰, 스피커,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 카메라로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스피커를 통해 대답하고, 모터로 얼굴표정을 바꾸면서 찡그리거나 놀라는 감정 등을 표현할 수 있다. 인터넷과 연결돼 함께 노는 아이의 모든 대화를 기록할 수 있다. 구글은 “이 의인화된 기기는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눈을 뜨고 머리를 들거나 사용자를 바라본다”고 쓰고 있다.
함께 제출된 도면은 이 기계가 곰인형 테디나 토끼인형 로봇의 형태를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용이나 외계인의 모습으로 외형을 바꿀 수도 있다. 어른들도 전통적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보다 이들과 더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 장난감은 주인의 음성명령에 따라 가전제품제어을 제어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까지도 갖추었다. 각 가정에서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슈퍼장난감을 집안에 두고 가족 구성원들이 이용하게 할 수 있다.
■어린아이의 모든 생활 기록...빅브라더 논란 중심에
하지만 빅브라더감시단의 엠마 카는 대화를 기록하고 통신기록을 남기는 이 인형의 활동에 대해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은 단지 개인적으로 놀 수 있어야 하며 이같은 수동적인 공세에 대해 두려워하면 안된다. 이는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구글의 아이디어가 제품생산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과 연계되는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는 구글뿐이 아니다.
퀄컴은 이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이와유사한 스마트 테디베어 아이디어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컨셉트곰은 어린아이의 침실에서 시연돼는데 굿모닝, 굿나잇같은 인사말을 하고 전등을 켜거나 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테디베어는 컨셉트기반의 기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사한 테디베어들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런던에 있는 IDX랩의 수호자곰(Teddy the Guardian)같은 것이 그 사례다.
유명완구회사 마텔도 올초 뉴욕에서 와이파이연계방식으로 대화하는 헬로바비(Hello Barbie)라는 대화하는 인형 시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켄이라는 직원은 이 인형과 자신의 사생활, 뉴욕식당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이 인형은 어린소녀들과 놀면서 나눈 얘기를 기록하게 된다.
■프라이버시 감시단, 마텔사에 와이파이인형 취소 요구
한 프라이버시 그룹은 와이파이 기능으로 아이와의 대화를 기록하는 새로운 바비인형의 출시를 금지시키려 하고 있다.
올 가을에 출시될 마텔의 헬로바비 인형은 양방향 대화를 할 수 있고 게임을 하고, 조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인형은 아이들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처를 입힐 예민할지도 모를 정보를 기록하는 기능때문에 즉각 비평가들의 비난공세에 부딪치게 됐다.
‘상업성에서 자유로운 유년기(CCFC)’라는 프라이버시보호 그룹은 “당신의 자녀들이 와이파이와 연결돼 대화를 기록하는 인형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 인형들이 아이의 모든 말을 분석해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아 낸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마텔의 헬로바비가 올 가을에 예정대로 나오면 하게 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중단시킬 수 있다. 마텔이 이 장난감을 내놓으면 사태는 정말 끔찍하게 심각해진다”고 웹사이트에서 경고하고 있다.
마텔에 따르면 이 인형은 미국의 신생기업 토이토크(Toy Talk)와 제휴해 만들어졌다.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은 물론 이들의 말을 이해하고 개인적 차원에서 아이와 상호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아이가 특정 취미나 관심에 대한 언급하면 헬로바비는 이 정보를 저장해 두고 다음 번 대화에서 이를 끄집어 내 대화 주제로 사용하게 된다.
이 인형은 74.99달러(8만1천원)에 팔릴예정이며 말동무 기능수행을 위해 와이파이와 연결시켜야 한다. 토이토크는 지난 2월 이 인형 발표 때 인형을 통해 수집되는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레디 토이토크 공동창업자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BC뉴스에 출연해 인형을 시연하면서 “아이가 이 바비인형에게 말을 하면 대화내용은 즉각 토이토크의 서버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비가 말하는 내용(콘텐츠)은 우리의 인공지능(AI)엔진과 함께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이 AI의 일은 어떤 말이 최선의 답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로직,행동,콘텐츠는 서버에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