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디스플레이 공급처 다변화에 적극 나서면서 애플 주요 패널을 대부분 공급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일본·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애플용 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을 위해 라인 증설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애플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이시가와 공장에 6세대(1500×1800㎜) 플렉시블 저온폴리실리콘(LTPS) OLED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 애플은 이 공장에 3년 연속 총 2조원을 투자한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공급업체 샤프만으로 OLED 패널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JDI는 애플워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로도 확정됐다.
일본 민관합작기업 JOLED도 애플 협력사로 낙찰됐다. JOLED는 태블릿·노트북 PC 등 10인치대 중형 OLED 패널 생산에 집중한다. 첫 양산품으로 애플 아이패드용 패널을 만든다.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물량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6만장 규모다.
대만 폭스콘과 이노룩스는 6세대 LTPS OLED 공장 건립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회사 모두 애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만 AUO도 애플의 전매특허 기술인 ‘인셀 터치’를 포함한 WQHD(2560×1440) 해상도의 소형 OLED 양산을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대만 업체뿐 아니라 중국 업체도 중소형 OLED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섰다”며 “업계 대부분 애플 수요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어 공급처 다변화는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패널 공급사를 다변화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부품 조달과 단가 인하다.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최고 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메모리를 적용했다. 차기작 아이폰7에도 2GB D램과 A9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메모리와 AP 가격을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가격을 낮추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추가 공급사 합류에 따른 시설 투자 변경 등 장기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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