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마녀사냥

[프리즘]마녀사냥

마녀사냥은 15세기 초 유럽에서 시작해 17세기 미국에까지 퍼진 종교재판에서 벌어졌다.

유럽 사회는 악마의 마법이나 마법 집회와 같은 밀교가 있다고 믿었다. 초기에는 종교재판소가 마녀사냥을 맡아 희생자가 적었지만, 세속 법정이 마녀사냥을 맡으면서 수만명이 희생됐다.

심판관은 자백하지 않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자극하는 심문과 혹독한 고문을 가했다.

마녀사냥은 15세기 이후 이교도 침입과 종교개혁으로 분열됐던 종교적 상황에서 비롯됐다. 마법과 마녀는 당시 종교적 번민에서 탈출하는 비상구이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광란의 분위기는 뭔가 잘못된 줄은 알면서도 한번 휩쓸리면 쉽게 빠져 나오기 어렵다. 21세기에도 마녀사냥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게임은 대표적 마녀로 꼽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패륜범죄나 극한 행동 배후에 게임이 있다고 여겼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망치는 주범으로 게임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시행했다. 세상 어디에도 유례를 찾기 힘든 법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게임산업은 지난해 역성장을 맛봤다.

셧다운제 같은 규제도 게임산업 후퇴에 한몫했다. 게임이 콘텐츠 수출의 60%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나라 경제 전체로도 큰 손실이다.

건강한 사회는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는 착한 게임 분야를 신설해 분기에 한 번씩 ‘이달의 우수게임’에서 시상한다. 경기도도 몇 년 전부터 굿게임쇼를 열고 있다.

건전한 게임을 길러내 게임이 마녀가 아닌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놀이이자 산업임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건강하고 재미있는 착한 게임이 세상에 많이 퍼져 사회 구성원에게 건강한 재미를 주기를 기대해본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