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R&D-명품 복지` 양날개로 세계시장 석권한 중소기업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유도실업 유영희 회장은 매일 직원들과 이곳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한다. 클래식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는 가운데 말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식당 한 켠에는 카페를 만들었다.

`명품 R&D-명품 복지` 양날개로 세계시장 석권한 중소기업

“직원들과 똑같이 먹고 마시자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내가 잘 먹고 싶으면 직원들에게도 잘해줘야 하는 거죠. 집처럼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오래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비결입니다.”

대학교 기숙 느낌으로 지어진 빨간 벽돌 건물들은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유난히 좋아하는 유 회장의 생각이 반영됐다. 공장을 연상케 하는 파란 점퍼나 기름때는 없었다. 빨간 깃에 포인트를 준 흰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24시간 자동화 설비를 관리한다.

유도실업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핫 러너’는 플라스틱 제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핵심 부품이다. 금형에 화학수지를 녹인 원료를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원료가 굳지 않고 금형에 골고루 퍼지도록 열선을 내장해 ‘핫 러너’로 불린다. 핫러너는 설계방식이 핵심 기술이다.

유 회장은 “한국에 15개 정도의 경쟁사가 있지만 핫 러너는 설계방식에 따라 워낙 품질이 천양지차라 우리를 따라올 수 있는 경쟁사는 현재 없다”며 “공식 통계로 유도실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7%로 1위고 나머지 제조사 중 10% 이상 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에는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부친 유 회장의 열정이 있었다. 지난 1980년 회사를 설립한 유 회장은 직접 금형 전문가들을 쫓아다니며 제품 수율을 끌어올렸다. 유도실업이 보유한 100여 개 특허 가운데 절반 이상인 50여개가 유 회장이 출원한 아이디어다. 그는 “중소기업이 전문기업으로 성공하려면 최소의 투자로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드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그는 사내 원천기술개발팀을 직접 이끈다.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연구개발비에 투자한다. 세계 4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조직 역시 단순 판매가 아닌 현지 R&D 강화에 방점을 찍고 운영한다. 해외조직 2800명 중 약 10%인 233명 가량은 정규직 R&D 직원이다. 유도실업을 포함한 유도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8179억5000만원에 달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의 꿈이 어디에 있는지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고객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끝을 바라봤기 때문에 오늘의 유도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고객과 지향점을 같이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