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치킨 등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김치는 몸에 좋은 발효 음식도 세계적 건강 음식도 아니다. 그냥 맵고 먹기 싫은 채소일 뿐이다. 편식이 심한 자녀가 있다면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가 평소 싫어했던 음식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일명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는 ‘맛있는 여행’이다.
맛있는 여행에 참여하려면 아이가 편식하는 음식과 관련된 식품박물관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식품 박물관에는 음식 역사와 효능, 관련 서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기 좋은 체험 프로그램과 시식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흥미로운 방법으로 음식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세계적 건강 음식, 김치의 새로운 면을 알아가는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건강 음식이다. 맛도 맛이지만 김치에 적용된 유산균 발효 과학 우수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김치가 맛있게 익었을 때 유산균이 내는 ‘톡톡’ 소리처럼 아이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으로 김치를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수준 높은 김치 영상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흥미로운 디지털콘텐츠 박물관이다. 김치 실물과 냄새, 소리, 온도 등 김치를 다양한 각도로 알아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김치움’이라는 공간에서 김치가 맛있게 익었을 때 유산균이 내는 소리를 듣는 전시물을 활용하면 아이의 흥미를 이끌 수 있다. LG전자가 서울대 정가진 연구소와 함께 김치맛과 김치유산균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김치가 익을 때 톡톡 유산균 소리가 난다`는 속설을 검증했던 이 실험은 유산균이 내는 ‘톡톡’ 소리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7일간 녹음이 진행되었던 당시 실험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순천장류박물관’
고추장, 된장 등의 장류는 이미 국제적으로 건강식으로서 우수한 효능을 인정받은 건강 음식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서구식으로 바뀐 식습관 때문에 고추장보다 케첩이 더 친숙할 것이다. 아이가 고추장을 직접 담가보는 경험을 하면 우리 장류에 관심을 더 갖게 될 것이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은 순창고추장민속마을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장류를 알아가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가 마련돼 있다. 그 중 순천장류박물관에서는 고추장, 간장, 된장을 담그는 과정과 장 담그는 풍경, 세계의 다양한 장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순창장류체험관에서는 고추장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추장불고기피자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고추장 명인이 담근 다양한 장류와 장아찌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체내 독성물질을 배출해주는 건강식품 마늘 ‘의성마늘박물관’
마늘이 유명한 의성에는 의성마늘박물관이 있다. 마늘은 마늘 속 유황성분이 체내 독성 물질을 배출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건강식품이다. 박물관에서는 마늘의 역사와 재배 면적 현황, 재배기술 등 마늘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알 수 있다. 역사 속에 등장한 마늘의 모습도 설명해준다. 마늘을 먹은 곰이 사람이 된 단군신화,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등장한 마늘의 정체 등을 일러스트 그림으로 설명했다. 마늘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가공식품도 확인할 수 있다.
◇자극적인 탄산에서 은은하고 향기로운 녹차로 ‘오설록 티뮤지엄’
푸른 바다가 멋있게 펼쳐진 제주도에서도 아이를 위한 ‘맛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탄산음료에 익숙해진 아이에게 건강한 녹차 한 잔을 건네주는 오설록 티뮤지엄이 바로 그곳.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인 오설록 티뮤지엄은 330㎡이나 되는 다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녹차가 가득 찬 공간을 가족이 함께 걸으면서 녹차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산지에서 채엽한 차를 전문 티 마스터가 즉석에서 직접 차를 덖는 과정을 시연해준다. 갓 로스팅해 더욱 신선한 녹차를 시음할 수 있다. 차의 역사와 함께 신라시대와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다구와 중국, 일본, 유럽 스타일의 다양한 찻잔을 감상할 수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