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가 인터넷과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유·무선 시장 ‘꽉’
요즘 유·무선 통신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곳을 꼽으라면 KT가 아닐까. 작년 10월 3사 중 처음으로 ‘기가 인터넷’ 상용화를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5월에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먼저 선보이며 유·무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가 인터넷은 광랜이라 부르던 100Mbps보다 10배 빠른 1Gbps(1000Mbps) 속도 인터넷을 말한다. 2006년 100Mbps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후 8년 만에 유선 인터넷 속도가 열 배 빨라진 셈이다. 1Gbps는 4GB 용량 풀HD 영화를 33초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기가 인터넷이 상용화되며 IPTV에서는 네 배 더 선명한 UHD 화질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됐고, 와이파이는 세 배 더 빨라진 기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KT는 안정적 기가 와이파이 사용을 위해 ‘기가 와이파이 홈’을 별도로 내놓기도 했다.
기가 와이파이 홈은 무선네트워크 표준인 802.11.ac 규격을 지원하며 최고 867Mbps 무선 링크 속도를 쓸 수 있다. 3밴드 LTE-A 300Mbps보다 약 세 배 빠르다. 여기에 송신 출력 세기가 기존 대비 갑절 강한 17㏈m 외장형 안테나를 장착해 음영 지역에서 연결이 끊어지는 현상을 줄였다. AP 메모리 용량도 갑절로 늘려 여러 사용자 동시 접속이나 UHD TV 등 대용량 트래픽 발생에도 강한 면모를 지녔다. KT가 밝힌 동시 접속자 수는 100명이다.
인터넷 속도가 열 배 빨라졌지만 요금제는 소폭 올랐을 뿐 여전히 무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기가 인터넷이 상용화되면 유선 서비스 수익성과 투자 여력 등을 이유로 일부 종량제 요금체계가 도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유지했다.
KT 기가 인터넷 상품은 500Mbps와 1Gbps로 구분하고 3년 약정 월 요금을 각각 3만원과 3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상품보다 5000원, 1만원 높은 수준이다. 하루 사용량이 100GB를 넘으면 당일에 한해 속도를 100Mbps로 제한한다. 트래픽 폭증 대비 장치며 추가 요금은 없다.
이 때문일까. KT 기가 인터넷은 출시 4개월 만인 지난 3월 가입자가 20만명을 넘어서며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유선에서 기가 인터넷이 활약을 펼치는 동안 무선에서는 또 다른 무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5월 초 선보인 ‘데이터 선택 요금제’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음성 통화와 문자 무제한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제공 용량만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새로운 형태 요금제다.
데이터는 구간별로 300MB부터 30GB까지 제공한다. 5만9900원부터는 데이터를 전부 소진하면 1일 2GB씩 추가 제공한다. 구간별 요금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각 요금제 차이가 5000원이라는 점이다. 5000원을 더하면 상위 요금제가 된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 없이 단순하게 요금제 구간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음성 무제한은 요금제 구간에 따라 약간 달리 제공한다. 최저 요금인 299요금제에서 499요금제까지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무선 통화가 무한이며 549요금제 이상에서는 유·무선 통화가 무한이다.
5만4900원 이하 요금제에는 데이터에 ‘밀당’ 기능이 적용된다. 밀당은 밀고 당기다를 줄인 말로 이번 달에 다 쓰지 못한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이번 달에 데이터가 모자라면 다음 달 데이터에서 최대 2GB까지 미리 당겨서 쓸 수 있다. 데이터를 미리 당겨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다.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음성에서 데이터로 통신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과도기에서 생겨난 요금제다. 시장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4일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할 만큼 고객 호응이 크다.
유선과 무선 통신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하다. KT는 기가 인터넷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한발 빠르게 내놓으면서 경쟁사를 긴장시켰다. 앞으로 어떤 서비스로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지 기대된다.
◇SKT·LG U+ “사물인터넷은 내가 최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사물인터넷(IoT) 관련 플랫폼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홈 플랫폼을, LG유플러스는 홈 IoT 플랫폼을 선보였다. 두 플랫폼 모두 개방형으로 운영한다.
SK텔레콤은 25개 이상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1차로 △도어록(아이레보) △제습기(위닉스) △보일러(경동나비엔) △가스밸브차단기(타임밸브) 네 제품을 먼저 선보였다. 통신사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업체와 힘을 합치고 있지만 국내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는 스마트홈 로고를 부착했다. 스마트폰에서 전용 앱 하나로 전부 제어할 수 있다. 가정에서 필요한 건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뿐이다. 사용자는 앱에서 기기를 개별 제어하거나 상황에 맞게 통합 제어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300여 회원사를 보유한 지웨이브 연합에 아시아 첫 이사회 멤버로 가입했다. 이번에 선보인 홈 IoT 플랫폼은 무선 통신 솔루션 ‘지웨이브(Z-wave)’를 활용한다.
귀뚜라미 보일러 등 8개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추후 다른 서비스 및 제조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할 10여가지 홈 IoT 서비스 중 △U+스위치 △U+플러그 △U+에너지미터 △U+오픈센서 △도어록 △온도조절기 △가스록 △홈CCTV 맘카2 여덟 가지 서비스를 개설한 상태다.
U+에너지미터는 스타트업 기업인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개발했다. 가정 전력사용량을 실시간 체크해 현재 사용량 및 전월 대비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 절감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U+온도조절기는 국내 보일러 전문회사인 귀뚜라미보일러와 독점으로 제휴, 이미 설치된 보일러에 온도조절기만 교체하면 외부에서 집 안 온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U+스위치는 집 안 조명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예약 온·오프 설정 기능까지 추가된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차별화한 부분은 LG전자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오븐, 청소기 등 홈챗 가전제품과 ‘IoT@홈’ 플랫폼 연동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보일러를 외출로 설정하고, 전등을 끄고, 가스 밸브를 잠그는 등 스마트홈 서비스가 IoT와 맞물려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제대로 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관련 플랫폼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만큼 스마트폰으로 모든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KT, 위성 LTE로 독도에서도 안정적 LTE 쓴다
육지와 떨어진 도서 지역에서 LTE를 사용하는 것이 낯선 풍경은 아니다. 섬 지역은 대부분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 LTE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케이블을 직접 설치하기보다는 이를 무선 기술로 해결한 게 마이크로웨이브다. 울릉도, 백령도 등 섬 지역에 주로 활용한다.
문제는 마이크로웨이브가 기상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안개가 끼거나 비가 많이 오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긴급 상황일 때 통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KT는 독도에 위성 기반 LTE 서비스를 추가했다. 위성 신호로 LTE 통신을 할 수 있다. 긴급 상황에서 마이크로웨이브에 문제가 생기면 위성 LTE로 통신이 끊어지지 않게 보완한다. 독도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각종 재난·재해 등 위기상황에 대비한 재난안전망을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여기에 지진감지센서, 기상센서 등을 LTE 네트워크와 연결해 자연재해 발생 위험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재난안전솔루션도 적용할 수 있다. 울릉도와 독도 간 운용 중인 마이크로웨이브 용량도 7월까지 2.5배 늘릴 계획이다. 독도에서 원격의료 지원이나 대용량 영상 전송 등 서비스를 도심과 동일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SKT, 해양 정보 수집하는 통신 네트워크 개발한다
통신용으로 사용하는 마이크로파, 라디오파 등 전파는 물에 쉽게 흡수된다. 한마디로 깊은 물 속에서는 통신을 할 수 없다. 심해를 운항하는 잠수함은 지상과 양방향 통신을 하려면 수면 가까이 올라와야 한다.
SK텔레콤이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해양장비개발 및 인프라구축사업 일환인 ‘분산형 수중 관측·제어망(이하 수중 제어망) 개발’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수중 통신 네트워크 개발에 나선다.
산학연 컨소시엄은 호서대학교와 SK텔레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경북대학교, 고려대학교, 인하대학교, 중앙대학교가 참여 중이다.
컨소시엄에서 개발할 수중 제어망은 수중 센서로 각종 수중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수중 기지국을 이용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형태다. 수중 탐지 기능으로 해수 온도와 흐름뿐만 아니라 해저 지진파 등을 감지해 해양 기후 관측과 해저에서 시작되는 자연 재해를 한층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우기자 tk@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