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을 비약적으로 늘릴 새로운 미세 가공 기술이 개발됐다. 회로형성 시간이 현재보다 10배 이상 빨라지게 됐다고 28일 닛케이산업이 보도했다.
도시바·니콘 등 일본기업연합은 극자외선(EUV) 차세대 노광 장치에 사용하는 고감도 감광재(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했다. 현존 기술로는 불가했던 10나노 회로 선폭 ‘벽’을 넘어선 것이다. 현재 최첨단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14~15나노미터다. 신기술 양산 목표는 오는 2017년이다. 통상 파장 193나노미터 불화 아르곤(ArF) 레이저가 반도체 양산에 사용된다. 하지만 10나노미터 이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EUV가 필수다.
광원 파장은 짧을수록 보다 미세한 회로 가공이 가능하다.
파장이 13.5나노미터로 매우 짧은 EUV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속성 레지스트 소재 개발 성공은 기존 대비 10배 빠른 속도로 회로 형성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레지스트 개발 주역은 도시바와 니콘을 비롯해 후지필름 등 일본내 11개사가 출자한 ‘EUVL 기반 개발 센터’(EIDEC)다.
기존 ArF 레이저 노광 장치는 유기 화합물 레지스트를 사용하면 50장 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EUV 노광에서는 시간당 200장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할 수 있다. 그만큼 생산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7~10나노미터 반도체가 나오면 프로세서 처리 능력이 2~4배 향상된다.
풀HD보다 4배 선명한 해상도인 ‘4K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송·수신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메모리 기록 기능도 크게 개선된다. SD카드 1장에 테라 바이트 수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법인이나 기관급 정도에서 유지·관리해온 고용량 데이터를 ‘개인’이 다루는 시대가 성큼 앞당겨졌다는 의미다.
EUV는 기술 장벽이 높아 트랜지스터를 3차원으로 적층하고 반도체칩을 쌓아 조립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시켜 왔다.
일본 업계는 EUV를 오는 2017년에는 10나노미터, 2019년에는 7나노미터를 각각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