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로 커지는 모바일 쿠폰 시장 `비회원 구매`로 잡는다

1조원대로 커지는 모바일 쿠폰 시장 `비회원 구매`로 잡는다

#직장인 강원영(29·여)씨는 스마트폰으로 커피 기프티콘을 구매하려고 검색하던 중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던 쇼핑몰 옥션에 들어갔다. 그러나 가입한 지 몇 년이 지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할 수 없었다. 시간이 촉박했던 강씨는 모바일에서 비회원 구매를 할 수 없어 아이디를 기억하고 있는 다른 쇼핑몰로 발길을 돌렸다.

모바일 쿠폰 시장이 9000억원대로 커지고 내년에는 약 1조원 시장이 예상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수요 잡기에 나섰다. 모바일 쿠폰은 받는 사람, 배송지 입력 등이 필요하지 않고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재는 모바일 쿠폰을 구입하려면 쇼핑몰 ‘회원’으로 등록돼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지마켓과 옥션에서 모바일 ‘비회원 구매’ 시스템을 구축한다. 시스템을 갖추면 모바일 쿠폰 등 무형 상품을 편하게 결제하고 받을 수 있다.

서동우 이베이코리아 지마켓 운영기획실 플랫폼기획팀장은 “모바일에서 비회원 구매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시장이 크고 있다”며 “지마켓과 옥션의 앱과 웹에서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C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비회원 구매가 가능하지만 모바일에서는 되지 않는다. 옥션 관계자는 “PC와 모바일 간 시스템 차이는 크지 않다”며 “다만 수많은 쇼핑 앱 중에서 자사 앱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회원’ 고객에게 쿠폰이나 할인 등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약관 동의 등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통망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이하 개인정보법)등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령이 있다. 이 때문에 비회원이라도 관련 법령 약관에 동의해야만 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PC에서는 여러 약관에 동의 체크를 하면 되지만, 모바일에서는 화면이 작다보니 약관 고지 등이 복잡해진다. 편의성이 사라질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고민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쿠폰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소비자가 좀 더 편하게 구매하려고 모바일 비회원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오히려 약관 등으로 복잡해져 편의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기존 법령이나 약관 등을 얼마나 쉽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싸움이다. 이 부분은 정부에서 모바일 시대에 맞게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PC시대의 액티브X를 없애고 모바일에서 ‘간편결제’를 도입한 것처럼, 비회원 구매에도 이런 복잡한 법령 부분이 모바일 특성에 맞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