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태양광사업에 또 뭉칫돈을 풀었다. 총 3600억원을 투자해 우리나라에 최대 규모 태양광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1000여명 인력을 추가로 뽑는다.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 수주물량 확대 대응과 국내 태양광 산업 육성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충청북도 진천군에 1.5GW 규모 셀 공장을 새로 짓는다고 31일 밝혔다. 한화큐셀도 충청북도 음성군에 건설한 250㎿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 투자비는 총 3600억원이다. 셀 공장 건설에 3500억원, 모듈 공장 증설에 100억원을 투자한다. 셀 공장은 올해 말, 모듈 공장은 9월 준공 목표다. 이와 함께 셀·모듈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95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기존 한화큐셀 3.7GW 셀 공장과 더불어 5.2GW 셀 생산규모를 확보해 세계 1위 기업 지위를 더욱 다지게 된다. 국내 태양전지 생산 시설로도 최대 규모다. 종전까지 LG전자 600㎿대 생산라인이 우리나라에서는 최대 규모였다.
한화측은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미국 넥스트에라 에너지 수주 등 계속되는 추가 계약과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물량 확대로 증설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지난 4월 미국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1.5GW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의 이번 투자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김 회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화는 이미 중국, 말레이시아에 3.23GW 규모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거점을 택했다.
최근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R&D)를 잇는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국내에 생산거점을 두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김승연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던 2011년 10월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야 한다”면서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승모 한화큐셀코리아 대표는 “태양광 분야 다운스트림 개발에 주력해 온 한화큐셀코리아가 국내에 셀 공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사업분야를 다각화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